11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양로원이나 경로당, 노인병원 등 노인들의 왕래가 많은 구역에서 시속 30㎞이하 주행과 주정차를 금지하는 등 노인들의 통행안전을 위한 실버존을 도입했다.
실버존 설치의 필요성은 65세 이상 교통사고가 증가하면서 더욱 커졌다. 실제로 지난 2012년 65세 이상 교통사고는 2만8천185건(사망 1천864명), 2013년 3만283건(사망 1천833명), 지난해 3만3천170건(사망 1천815명)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실버존 도입 7년이 넘었지만 신청자가 없어 유명무실해 지고 있다.
경인지역 실버존은 경기도가 102곳, 인천시는 68곳에 불과하다. 실버존이 아예 없는 경기도 내 시군도 시흥, 양평, 안성, 가평, 연천 등 5곳이나 된다. 반면 어린이보호구역은 경기도가 3천340곳, 인천시가 647곳으로 실버존의 100~300% 수준이다.
이같은 현상은 실버존이 동네 이미지와 직결된다는 주민들의 잘못된 인식 때문이라는 것이 지자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실버존이 설치되면 동네에 노인이 많이 살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 집값이 떨어진다는 불안감에 주민 반대가 있다”며 “양로원 등의 시설운영자가 시장·군수에게 실버존 지정 신청을 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털어놨다.
운전자들도 실버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
실버존이 있는 수원시 정자동을 지나는 운전자 김모(30)씨는 “어린이보호구역은 들어봤어도 실버존은 처음”이라며 “제한속도가 어느 정도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령화 시대인 만큼 노인 교통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실버존 확대 필요성은 나날이 커질 것”이라며 “다음달부터 범칙금을 두배로 강화할 방침이지만 정작 운전자들이 실버존에 대해 모르고 있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에 홍보 및 교육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