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부족에 주차장만 조성
좁은길 양방향 통행 불가능
대다수 초입에 멋대로 주차
주민·등반객 불편 道 ‘모르쇠’


경기도가 가평 연인산이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10년이 되도록 진입도로조차 개설하지 않아 인근 주민과 등반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더욱이 도는 도립공원 지정과 함께 주차장을 조성했지만 진입도로는 확보하지 않은 탓에 주말마다 몰려든 차량의 마구잡이 주차로 연인산이 멍들어 가고 있다.

18일 도에 따르면 지난 2005년 8월 가평군 연인산 일대(면적 37.5㎢)가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도는 2007년 5월 1천200억원을 투입해 가평읍 승안리~북면 백둔리 등지에 방문자센터, 체험시설, 탐방로, 주차장 등을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도는 이듬해 관련 예산을 780여억원으로 줄이면서 계획을 대폭 축소한 뒤 10년째 진입도로조차 개설하지 않고 있다.

연인산 등반코스가 시작되는 백둔리 공원시설지구에는 주차장(면적 1천628㎡, 주차면수 50여대)만 덩그러니 있다. 주차장은 가평군도 10호선에서 1.7㎞ 떨어져 있지만 기존 진입로의 폭이 3m에 불과한 데다 비포장 상태로 차량의 양방향 통행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 때문에 단체 등반객을 수송하는 관광버스는 주차장까지 진입하지 못해 도립공원 초입에 마구잡이로 주차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도는 10년째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백둔리 525의1 일원 750m는 도립공원 내에 포함되는 구간이지만, 도로 확·포장 공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도는 또 공원 밖인 백둔리 1050 일원 960m 구간은 공원계획지구에서 제외한 채 토지보상 및 도로개설을 가평군에 떠밀었다.

이렇게 되자 주민들은 ‘백둔지역 피해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도로 개설을 촉구하는 한편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서효석 대책위원장은 “진입도로가 없다 보니 돈 들여 조성해놓은 주차장은 무용지물이 됐다. 도가 전형적인 탁상행정을 했다”며 “차량 교행이 불가능해 반대편에서 차가 오면 통행이 마비되고, 기껏 인근까지 올라온 차들도 아무 곳에나 주차할 수밖에 없어 오히려 연인산이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익위는 최근 현장 방문을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조속히 진입도로를 개설할 것을 도에 통보했다. 도 관계자는 “도립공원에 포함되는 구간은 토지보상을 완료했고, 조만간 폭 9~10m의 도로를 개설할 계획”이라며 “공원 밖 구역에는 토지보상과 도로개설에 60억여원이 소요돼 예산이 부족하다”고 해명했다.

/김민수·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