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성남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관련자들을 무더기 기소했다. 사고 발생 5개월 만에 사고 원인 조사 및 책임자 수사, 피해 유족 보상 등이 사실상 마무리 됐다.

23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지청장·권익환)은 성남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당시 공연을 대행한 A기획사 총괄이사 이모(41)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또 행사를 주최한 B언론사 총괄본부장 문모(49)씨, 환풍구 덮개를 시공한 C건설사 현장소장 김모(48)씨 등 사고 책임자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조사결과 이씨 등은 지난해 10월 17일 오후 5시30분께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U건물 앞 광장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유명 걸그룹 공연을 진행하면서 안전요원 배치는 물론 환풍구 등 사고 위험지역으로 관객 출입 차단 등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환풍구 시공 책임자인 김씨는 구조안전 검토나 감리의 승인 없이 도면의 구조 내력보다 6배 가량 약화된 상태로 설계를 변경해 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 당시 관객들은 광장에 설치된 환풍구 덮개 위로 올라갔고 결국 철제 지지대가 휘어지면서 18m 건물 지하로 추락, 16명이 숨지고 11명이 크게 다쳤다. 검찰은 이번 사고를 환풍구 시공부터 행사 당일 안전조치까지 각 과정에서 과실이 있었던 전형적인 인재(人災)로 보고 관련자 13명을 모두 재판에 넘겼다.

앞서 행사를 열었던 도와 언론사 등에서는 피해자 보상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했다. 지난달 6일, 사고 희생자 16명에 대한 보상금 68억원을 지급하고 지난 19일 부상자 11명에 대해서도 보상규모를 합의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사고의 실체를 밝히는데 주력하기 위해 광범위한 조사를 벌였고 사고 책임자를 기소하고 수사를 종결했다”고 말했다.

성남/김규식·김성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