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랄 수치·중금속 중독 정도 등
1㎝ 채취시 3개월 정보 확인 가능
부족한 영양소 찾기 빠른 5분검사
전문가 처방 바른영양제 복용도움


직장인 이석훈(36·부평구 일신동)씨는 원인 모를 피로감을 자주 느껴 병원에 가야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충분히 잠을 자는 편인데도 낮동안 졸음이 쏟아져 업무에 지장을 받는다. 입안이 자주 헐고, 온몸이 노곤하고 눈도 침침한 것 같다.

그러나 딱히 ‘어디’라고 꼬집어 말할 수 없어 병원을 찾기도 애매하다. 답답한 마음에 종합 영양제도 챙겨먹지만 좋아지는 것 같지 않다. 3, 4월이면 춘곤증까지 겹쳐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다.

병은 아닌데,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주는 이런 현상들은 우리 몸이 보내는 영양 상태 불균형에 대한 신호다.

여러 가지 건강보조제, 기능성 식품 등이 시판되고 있지만 내 몸안에 어떤 영양소가 어떻게 부족하고, 넘치는지 알지 못하고 장기간 복용한다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원인을 찾아 불균형한 영양소의 균형을 맞춰주고, 부족한 영양소를 채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 몸의 영양 성적을 살펴볼 수 있는 조직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머리카락’이다. 모발은 체내 연조직 중의 하나로, 피검사로 알 수 없는 각종 미네랄 수치나 중금속 중독 정도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다. 혈액이나 다른 연조직과 달리 모발에는 중금속이나 미네랄이 쌓이게 된다.

이런 특성이 마치 블랙박스와 같은 역할을 해서 영양에 대한 모든 기록이 모발에 남게 되는 것이다. 모발 1cm가 자라는데 3개월의 시간이 걸리는데, 두부에서 가까운 부위에서 모발 1cm를 채취하면 약 3개월 간 우리 몸에 쌓인 15가지 영양 미네랄 및 7가지 중금속 수치를 분석할 수 있다.

혈액이나 소변을 통한 검사 방법은 질병을 확인하거나 진단을 하기 위한 것으로, 정상 범위를 벗어나면 질병으로 진단할수 있다. 이 방법의 한계는 건강하지 않으나 질병도 아닌 상태인 경우에는 환자가 여러 증상들을 호소해도 유의할만한 어떤 수치도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혈액은 단순한 이동 매체이고 체내에서 에너지가 생산되고, 변화가 나타나는 곳은 세포와 조직 내부이기 때문이다.

세포와 조직 내에서의 미네랄의 결핍 또는 불균형은 만성피로, 무기력증처럼 많은 사람을 괴롭히는 증상들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모발검사를 통한 임상에서 가장 흔하게 경험하는 예로, 참치나 연어회를 무척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런 경우 거의 예외없이 수은 수치가 높게 나타난다.

수은은 주로 해산물에 많이 축적되는 중금속으로, 미국에서는 크기가 큰 생선들 즉 다랑어, 참치캔 등을 주 1~2회 이하로 섭취할 것을 권고하기도 한다. 수은 중독은 급성이 아닌 경우에 거의 증상은 없으나 만성적으로 높은 경우 정상적인 여러가지 미네랄의 인체내 작용을 방해할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서희선 교수는 “우리 몸의 영양 상태를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무분별한 영양제 섭취가 오히려 몸에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마치 양복을 내 몸에 맞춰 다시 재단하듯 전문가의 처방을 받아 영양제의 종류와 양을 정확히 처방 받아서 복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강조했다.

모발 영양 검사는 후부두(뒷머리와 목이 연결되는 부위)에서 두피 가까운 쪽 1cm를 적당량 채취한다. 시간은 5분 이내로 짧고 손쉽게 받을 수 있는 검사다. 검사 후 결과를 받기 까지는 2주가량이 소요된다. 간혹 탈모 등의 이유로 모발검사를 기피하는 분들은 음모를 채취할 수도 있다.

염색이나 코딩을 한 뒤 최소 2주 이상 지나야 정확한 검사가 가능하며 비듬삼푸를 사용한다면 아연수치가 높게 나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김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