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아 외로운데, 주인에게 애교를 부리는 개를 보니 무작정 갖고 싶었어요.”
부인과 이혼한 뒤 혼자 사는 김모(54)씨는 지난 달 25일 오후 8시40분께 안산 단원구 와동 한 공원의 약수터에 물을 뜨러 갔다가 자그맣고 귀여운 애완견이 돌아다니는 것을 발견했다. 김씨는 애완견이 주인 이모(29·여)씨의 주변을 맴돌며 애교를 부리는 모습에 반해 훔쳐 키우기로 마음먹었다.
김씨는 주인 이씨가 주차장 자신의 차안에 들어가 전화를 하는 틈을 노려 길이 약 50㎝, 무게 9㎏의 애완견을 훔쳐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
경찰에 검거된 김씨는 “외로워서 공원에 갔는데, 애완견이 주인과 노는 모습을 보니 개만 있으면 외롭지 않을 것 같아 훔쳤다”고 진술했다.
앞서 지난 1월 22일 오전 2시 부천 오정구 원종동에서 혼자 사는 최모(70·여)씨는 모 단체가 사무실 앞에서 기르던 하얀색 애완견(스피치종)을 훔쳤다. 또 지난 해 12월 2일 오전 10시께 용인 기흥구의 한 애견 카페에서는 남모(74·여)씨가 실버푸들 강아지를 가게 주인 몰래 훔쳐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남편과 단 둘이 사는 남씨는 개를 키우고 싶어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애완견 절도가 잇따르고 있다. 애완견 절도는 과거 식용으로 대형견을 훔쳐오던 것과 달리 김씨와 마찬가지로 홀로 사는 독신자가 외로움 등을 이유로 범행을 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공원 등지에서 주인과 놀고 있는 애완견을 보고 범죄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충동적으로 집으로 데려는 사례가 빈발, 애완견을 기르는 시민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경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애완견을 훔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애완견이 없어졌을 때 범죄 의심이 들면 경찰에 신고하고, 주인이 없는 애완견을 보면 동물보호복지 콜센터(1577-0954)로 전화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명래기자
개도둑 된 독거자
이혼한 50대·홀로지내는 할머니 “너무 외로워서”
‘충동적’ 범죄 인식못해
잇단 애완견절도 ‘주의’
입력 2015-03-3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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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0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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