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동아리들이 행사후원금 명목으로 대학 주변 상가로부터 공공연히 돈을 뜯어내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행사후원금을 내지 않을 경우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고 있다니 납득이 가질 않는다. 신성하고 참신해야 할 대학생들이 조폭들이나 할 법한 행태로 상인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것이다. 안산시의 한 대학교 앞 상가에 나붙은 대학동아리 행사포스터 하단엔 후원업소 상점 이름들이 줄지어 게재돼 있다. 포스터에 상호를 올린 업체들은 행사를 주관한 학생들에게 후원금을 낸 업소들이다. 이름만 후원이지 사실상 학생들에게 후원금 명목의 돈을 뜯긴 업체들이라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소규모 식당이나 학생 상대로 주점을 운영하는 업체들이다. 대학가에서 1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해 온 어느 상인은 최근 경기불황에 장사도 안되는데 하루 5~6차례씩 학생들이 돌아가며 돈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한번에 3만~4만원씩 매년 수십만원의 동아리 지원금이 들어간다고 한다. 일부 학생들은 ‘우리 여기 단골인데 후원금 협조 안하면 앞으론 다시 안 올거다’라는 식의 노골적인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고 한다. 후원금을 내면 포스터에 가게 이름을 써주는 정도가 홍보의 전부다. 수원에서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는 상인은 대학밴드동아리 회장을 지칭한 학생에게 금품 요구를 거절했다가 협박에 못이겨 결국 3만원의 돈을 뜯겼다고 한다. ‘돈을 주지 않으면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협박을 받아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순수한 입장의 후원이 아니라 강도를 당한 느낌이었다고 한다. 이 정도 수준이면 후원금이 아니라 공갈 협박에 의한 갈취행위나 다름 없다.
학생들은 동아리 운영이 회비와 학생들만의 돈으로는 어려워 후원금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이들은 행사포스터에 업소 이름을 올리면 적은 비용으로 업소를 알릴 수 있는 만큼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입장이다. 이들 동아리가 대학주변 상가에서 비용을 뜯어가면서까지 행사를 한다면 누가봐도 명분이 약하다. 물론 이같은 행위는 일부 대학에 국한된다. 이런 동아리 때문에 도내 대학 주변 상가들의 극심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서민 업소에 피해를 입히고 대학 이미지를 흐리게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즉각 시정돼야 한다. 학생은 학생다워야 한다.
불매운동 운운하며 돈 요구하는 대학동아리
입력 2015-04-0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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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0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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