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용 차량(RV)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올해 들어 팔린 국내 자동차 10대 중 4대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미니밴 등 레저용 차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상용차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판매량은 작년 1분기보다 2.0% 증가한 총 27만9천844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레저용 차량은 작년 1분기보다 22.1% 급증한 10만8천904대였다. 이에 따라 전체 판매량에서 RV 비중은 38.9%를 기록해 2004년 40.0%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미니밴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미니밴은 총 2만619대가 팔려 전년보다 76.4% 급증했다.

SUV도 13.9% 늘어난 8만8천285대가 판매됐다. SUV 판매 비중은 31.5%로 2004년 역대 최대치였던 30.6%를 넘어섰다.

RV 판매량 급증은 업체들이 내놓은 신차들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아차가 선보인 신형 쏘렌토는 올해 1분기 1만8천987대가 팔려 작년 1분기 구형 모델보다 244% 급증했을 뿐 아니라 국내 RV 모델 가운데 판매 1위를 차지했다.

기아차의 신형 카니발 역시 작년 같은 기간 구형모델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만4천642대가 팔리며 국내 미니밴 시장을 주도했다.

쌍용차의 소형 SUV 티볼리와 르노삼성의 QM3도 각각 8천37대와 3천148대가 팔리며 선전했다. 한국GM은 트랙스·올란도·캡티바 등 쉐보레 RV가 인기를 누렸다.

여기에 현대차가 지난달 17일 출시한 올 뉴 투싼도 3월 말까지 1만1천대가 계약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어 앞으로 SUV 판매 비중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업체들이 다양한 RV 모델을 내놓는 것도 RV의 인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기아차는 얼마 전 실내 편의성을 높인 7인승 카니발 모델을 출시했고, 현대차는 올 뉴 투싼을 R2.0 디젤 엔진과 U2 1.7 디젤 엔진 등 2가지 모델로 나눠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봄나들이나 캠핑을 떠나려는 고객들이 RV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최근 RV 모델이 다양화하면서 고객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RV의 인기와 달리 승용차 판매는 주춤거리고 있다.

차급별로 보면 승용차 가운데 중형차는 1분기에 4만3천544대가 팔려 16.4% 증가했을 뿐 경차(-12.2%)와 준중형차(-15.1%), 대형차(-1.0%) 등은 모두 뒷걸음쳤다. 이에 따라 전체 승용차 판매는 총 17만940대로 작년 동기 대비 7.7%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승용차 가운데 중형차만 승승장구하고 있다"며 "반면 준중형차 수요는 소형 SUV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