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오후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의 한 정형외과 병원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남의 한 정형외과에서 일어난 방화추정 화재사고는 경쟁관계에 있던 노래방 업주가 병원에 입원한 상대 업주를 찾아가 불을 질러 발생한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9일 오후 3시 40분께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의 한 정형외과 입원실에서 불이 나 안에 있던 환자 이모(50)씨와 방문객 이모(45)씨가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었고 7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병원에는 환자 10여명, 병원 직원 10여명 등 20여명이 있었으며, 나머지는 신속히 대피했다. 불은 입원실 5개 중 1호실 내부를 모두 태운 뒤 출동한 소방관에 의해 20여분 만에 꺼졌다.

성남중원경찰서는 CCTV 화면과 피해자 가족 진술을 토대로 환자 이씨에게 원한이 있던 방문객 이씨가 병실을 찾아가 인화성 물질을 뿌린 뒤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중상을 입은 환자 이씨와 방문객 이씨는 한 건물에서 노래방 영업을 하는 경쟁관계"라며 "피해자 가족에게서 최근 둘 사이 감정이 매우 안 좋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 9일 오후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의 한 정형외과 병원에서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로 이들은 분당구의 한 상가건물 3층과 4층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경쟁관계로, 최근 상대 업소의 불법 영업사실을 신고하는 등 원한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병원 CCTV 영상에는 방문객 이씨가 검은색 비닐봉지를 들고 병실로 들어가는 장면이 찍혔다. 방문객 이씨가 병실로 들어간 뒤 30여 초 뒤에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현장에서는 인화성 물질을 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플라스틱 용기 2개(2ℓ)가 발견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발견된 증거물에 대한 감정을 의뢰하는 한편 전신화상으로 입원 중인 이씨 등이 의식을 회복하는 대로 당시 상황을 조사할 계획이다.

성남/김규식·김성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