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1년이 됐다. 온 국민의 가슴을 저미게 하고 슬픔 속에 빠뜨렸던 세월호 참사.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우게 만들어 준 아픈 사건이다. 304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뒤편엔 정·관계에 뿌리깊이 자리잡고 있던 정·관피아의 일그러진 모습들이 참혹한 얼굴을 드러내기도 했다. 급격한 경제성장의 그늘 속에 방치해 왔던 안전불감증이 얼마나 큰 재앙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를 실감하는 쓰라린 교훈을 안겨주었다. 비리에 연루돼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제공했던 정·관계 인사 120여명이 대규모로 법망에 걸려들어 구속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슬픔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다. 국민들의 가슴에도 세월호 참사는 내가 당한 아픔처럼 슬픔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제도를 정비하고 사람을 갈아치워도 우리 사회 곳곳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하고 이로인한 사고도 끊이질 않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악몽이 끝나기도 전인 지난해 10월 판교테크노밸리에서 있었던 축제공연장에선 환풍구에 올라서 있던 관객들이 27m 아래로 추락해 16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부상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전남 담양의 펜션에서 대학생 등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불이 난 펜션의 바비큐장은 나무와 샌드위치 패널, 억새로 지어진 무허가 건물이었다. 10년간 소방안전검사도 전혀 받지 않아 소화기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지난 3월엔 강화 캠핑장에서 10분 만에 번진 불로 캠핑 온 어린이 등 일가족 5명이 숨지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도 벌어졌다. 사회안전망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시신을 훼손하는 잔혹범죄가 잇달아 발생하고 자살률은 부끄럽게도 OECD 국가중 1위다.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걸맞은 국민의식 수준이 과연 어디에 와있는지 반문해야 할 시점이다.
세월호가 우리에게 제시하는 교훈은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세월호 사건을 유병언 일가의 선사비리와 이를 둘러싼 정·관계의 비리라고만 치부하기엔 우리가 해결야 할 과제가 너무 많다. 안전의식에 대한 대대적인 국민의 각성이 없는 한 세월호사건이 갖는 진정한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는 안전불감증을 해소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세월호 1년, 아직도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
입력 2015-04-13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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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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