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사격장인 포천 영평사격장 인근 주민들이 수십 년 간 겪어온 소음과 오발탄 피해에 대해 미8군 사령관이 야간사격 중단 등 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미8군 사령관은 또 잇따르고 있는 오발탄 사고에 대해서도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해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등 피해주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버나드 샴포 미8군 사령관은 13일 ‘오발탄 사고에 대한 원인분석’, ‘야간사격 금지’, ‘신속한 보상대책 마련’ 등 사격장 사고 및 주민피해 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서한문을 경기도에 보내왔다.

샴포 사령관은 야간 사격으로 인한 주민피해를 줄이기 위해 야간 사격 방침을 개정해 오후 10시 이후에는 포 사격을 전면 금지하고, 사격일정표를 작성해 매월 공고하는 등 주민들에게 사전에 통보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주민 피해에 따른 보상도 SOFA(주한미군에 대한 한미행정협정)에 규정된 절차를 따라 사고 직후에 곧바로 보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해왔다.

샴포 사령관은 이와 함께 잇따른 오발탄 사고 방지를 위해 정확한 사고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105㎜ 연습탄에 대한 사격훈련을 중단하기로 했다. 미군 측은 플라스틱 재질의 105㎜ 연습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미국 본토에서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미8군 사령관이 사격장 안전대책 및 재발방지 약속과 함께 주민들에게 공식 사과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앞으로 미군 측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에 대해 영평·승진사격장 대책위원회는 샴포 사령관의 발표를 환영하면서도 미군 측의 약속 이행 여부를 지켜본 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광덕 대책위 사무국장은 “예전에도 미군 측은 밤 10시 이후 야간사격을 중단하겠다고 수차례 약속했지만, 매번 말뿐이었다”며 “앞으로 미군의 움직임을 지켜보겠지만, 약속 이행 정도에 따라 대책위 투쟁 방향을 ‘안전대책’에서 ‘사격장 폐쇄’로 변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책위는 오는 30일 서울 용산구 소재 미8군 사령부 앞에서 예고한 대규모 집회는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윤재준·최재훈·권준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