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2030 인천시 도시기본계획’의 윤곽을 담은 초안을 발표했다. 15년 뒤 인천의 모습을 그려내고, 또 인천의 발전에 대한 비전과 그 실현방안이 담겨있는 중요한 작업의 초안이 나온 것이다. 이는 100여명의 시민대표들로 구성된 시민계획단을 통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서 도출된 계획안으로서, 앞으로 시민 공청회, 정부부처 협의,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11월께 최종안이 나온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인천을 ‘사람 중심의 국제 문화 관광도시’로 설정했다는 점이다. 시민들이 중심이 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목표는 도시계획의 근본이지만, 현실에서는 의외로 그 근본이 쉽게 무시되는 경향이 있어 왔다. 많은 경우 계획안은 사람을 중심에 놓지 못하고 ‘계획을 위한 계획’이 되곤 했던 것이다. 이번에는 진정으로 그 함정에서 벗어나길 기대한다.

이번 초안에 따르면, 인천시는 인천을 7개 생활권으로 나누고 각 지역별로 특색에 맞는 개발 정책을 펴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또 생활권과 별개로 도시재생축, 미래성장축, 평화벨트축, 국제기반축이라는 4개 테마 축을 골자로 계획을 설정하고 있다. 이런 생활권 및 테마별로 지역을 구분하는 것은 도시계획을 추진하는 유용한 기준이 된다. 그런데 조심해야 할 점도 여러 가지다. 지역을 구분할 때 불가피하게 지역마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인접 지역이고 유사한 테마를 가졌다 해도 지역마다 원하는 미래 모습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로 추진이 시작되면 이해관계가 치열하게 충돌할 수 있다. 보통의 경우 이를 부추기는 것이 바로 정치권의 ‘소지역주의’다. 각 지역의 빅 마우스(big mouth)가 자기 지역만을 위한 ‘게임의 법칙’을 하려는 노력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소지역주의를 막으려면 처음부터 ‘시민이 중심이 되는 도시발전’이라는 명제가 최우선되어야 한다. 만약 이를 놓칠 경우 전례로 볼 때, 원하는 인천의 도시모습은 도달하기 어려울 것이 분명하다. 미래를 말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오류가 많다. 그러나 그 작업이 중요한 이유는 미래 삶의 모습을 제시하면서 현재를 움직이는 동력을 주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최종안이 나올 연말까지 치열하게 고민해서 좋은 결과를 내놓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