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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서울 동대문구 경남기업에서 관계자들이 로비로 출입하고 있다. 경남기업은 15일 주식시장에서 퇴출된다.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증시에 입성한 지 42년여 만이다. /연합뉴스 |
15일 검찰 등에 따르면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은 성 전 회장을 보좌하며 금품 제공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경남기업 핵심 관계자 5∼6명을 추려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들은 성 전 회장이 신뢰하는 핵심 인사들로 정국을 뒤흔든 '금품 메모지'와 언론 인터뷰 내용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인물들이다.
수사팀은 이와 더불어 물증 확보를 위해 성 전 회장이 회삿돈을 빼돌려 조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비자금 사용처 추적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이 이달 6일 성 전 회장의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영장에 적시한 횡령액은 250억여원이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을 구속한 뒤 전체 횡령액의 흐름을 쫓아가며 해외 자원개발 비리와의 연관성을 캐보겠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하지만 성 전 회장 사건이 여권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으로 전면 확대된 이상 자금 추적의 목적과 성격도 달라질 수밖에 없게 됐다.
공여자인 성 전 회장이 사망한데다 사건에 연루된 당사자들은 하나같이 의혹을 부인하는 상황에서 수사의 성패는 자금추적 성과에서 판가름나게 됐다.
수사팀이 관심을 두는 부분은 전체 횡령액 250억원 가운데 본사에서 건설 현장에 보내는 지원금(전도금) 32억여원과 성 전 회장이 2008년부터 최근까지 대아건설 등 계열사로부터 빌린 것으로 알려진 182억원 행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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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원외교 비리 의혹에 연루돼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잠적한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으로 직원들이 지나고 있다. 성 전 회장의 잠적은 '기업비리'에서 광물자원공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으로 수사 폭을 넓힐 계획이던 검찰의 계획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
수사팀은 전액 현금으로 이뤄진 전도금의 경우 18대 대선 전인 2011∼2012년 집중적으로 회계상에 잡힌 점으로 미뤄 성 전 회장이 제공했다는 정치권 자금과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도금 외에 성 전 회장의 대여금 182억원도 검찰이 쫓는 다른 자금 흐름이다.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 "2013년 4월 재보궐 선거 당시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갖다준 3천만원은 회사에서 빌린 돈"이라고 밝혀 대여금 용도를 둘러싼 의구심은 더 커지고 있다.
애초 경남기업 수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대여금 액수가 꽤 크고 쓰임새가 명쾌히 규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 성 전 회장의 신병을 확보하고 추가로 용처를 파악할 계획이었다.
사건을 넘겨받은 특별수사팀이 자금을 따라가다 보면 '성완종 리스트'를 벗어난 의외의 인물이 드러날 수도 있다.
그러나 2002년 자유민주연합에 16억원을 제공한 사실이 수사망에 걸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구속된 전례가 있는 성 전 회장이 최대한 조심스럽게 일을 처리했을 가능성도 적지 않아 추가 물증과 '키맨'들의 진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성 전 회장을 변론했던 오병주 변호사도 전도금 32억원을 두고 "7년간 쪼개져 수백차례 인출됐던 돈이다. 큰 의미를 두기 어렵고 리스트와도 무관해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