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부담을 부부가 나눠서 지는 풍토가 자리잡으면서 남성 육아휴직이 빠르게 늘고 있다.

1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남성 육아휴직은 지난해 1분기 564명에서 올해 1분기 879명으로 1년 새 55.9% 급증했다.

이는 전체 육아휴직이 같은 기간 1만6천180명에서 1만9천743명으로 22.0% 증가한 것보다 훨씬 높은 증가율이다.

지역별로 보면 남성 육아휴직자의 절반 이상(64.8%)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몰려 있었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300인 이상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4.3%로 절반을 넘었다.

산업별로는 남성 육아휴직자 879명 중 제조업 종사자가 218명에 달했고, 출판·방송통신·정보서비스업이 122명으로 뒤를 이었다.

고용부는 "남성 육아휴직 증가는 지난해 10월부터 '아빠의 달' 제도가 시행되고, 육아는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이 바뀌면서 아빠의 육아 참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빠의 달은 같은 자녀에 대해 부모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두 번째 사용자의 첫 달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최대 150만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는 육아휴직 대신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단축된 근로시간에 비례해 깎인 임금 일부를 고용보험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이 제도를 이용하는 사람은 지난해 1분기 178명에서 올해 1분기 380명으로 113.5% 급증했다.

고용부는 올해 7월부터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적용하는 사업주에게 지급하는 지원금을 월 10만원 인상할 계획이다.

나영돈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남성 육아휴직이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과 일·가정 양립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여성의 경력 유지에 큰 도움이 되는 만큼 현장에 빨리 정착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