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문학산 군부대. 정문은 쇠사슬에 감겨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쇠사슬과 자물쇠에 녹이 슬었다. 부대 입구에 있는 초소도 텅 비어 있었다.
등산로를 따라 산을 오르며 살핀 군부대 주변의 몇 군데 초소 등은 그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였다. 군부대를 둘러싸고 있는 철조망 일부는 등산객이 쉽게 넘어갈 수 있을 정도로 훼손돼 있었다.
군이 문학산 정상부를 차지한 지 50년이 넘었다. 1962년 미군이 주둔한 데 이어 1979년부터는 한국군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문학산 정상부는 국방부가 아닌 인천시 소유의 땅이다.
인천시가 문학산 정상부를 취득한 것은 1940년 4월이다. 하지만 군부대가 문학산 정상부를 깔고 앉게 된 경위조차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인천시도 군이 무단으로 시유지를 점유하고 있는 지에 대해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는 1998년 인천에서 발생한 미사일 오발 사고를 계기로, 봉재산 미사일 발사대와 문학산 통제소 장비 일부를 영종도로 이전했다. 하지만 문학산 정상부는 아직 시민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문학산 정상부가 시유지인 것으로 드러난 데다 군부대 시설마저 그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문학산 정상부를 개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목동훈·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