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 미세먼지주의보가 내려진 17일 오전 마스크를 쓴 시민이 서울 광화문 광장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계속되는 미세먼지로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미세먼지 등의 대기오염 때문에 서울·경기지역에서만 한해 30세 이상 성인 1만5천여명이 기대수명을 채우지 못한 채 조기에 사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수도권 연간 사망자수(30세 이상)의 15.9%를 차지하는 수치로, 미세먼지의 위해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세먼지는 말 그대로 우리 주위의 아주 작은 먼지를 말한다. 1㎜의 천분의 1이 1μm(마이크로미터)인데 지름이 10μm보다 작은 먼지를 미세먼지라고 한다. 영어로는 10μm보다 작은 먼지입자라는 말을 줄여서 PM10이라고 한다. 또 미세먼지 중에 지름이 2.5μm보다 작은 먼지를 초미세먼지라고 하고 영어로는 PM2.5라고 부른다. 머리카락의 지름은 대략 80μm이다.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임종한 교수팀은 아주대 환경공학과 김순태 교수팀과 공동으로 미세먼지(PM 10)와 초미세먼지(PM 2.5) 등의 대기오염(분진)이 수도권지역 거주자의 사망에 미치는 영향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인 직업환경의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대기오염은 보통 미세먼지와 같은 분진과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등으로 나눌 수 있지만, 이들 물질은 서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위해물질로 보면 된다. 하지만, 대기오염 중에서도 요즘 가장 문제가 되는 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다.

논문을 보면 2010년을 기준으로 수도권에 사는 30세 이상 성인 가운데 대기오염에 의한 사망자 수는 같은 연령대 총 사망자의 15.9%(1만5천346명)를 차지했다. 예컨대, 1만5천명 이상이 예기치 않았던 질병으로 수년이든, 수개월이든 조기에 사망한 셈이다.

또 미세먼지는 각종 질환을 일으켜 병원 입원율도 높였다.

미세먼지가 원인이 돼 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를 질환별로 보면 ▲ 호흡기질환 1만2천511명(모든 연령대) ▲ 심혈관질환 1만2천351명(모든 연령대) ▲ 폐암 1천403명(모든 연령대) ▲ 천식 5만5천395명(18세 미만 1만1천389명, 18세 이상 4만4천6명) ▲ 만성기관지염 2만490명(모든 연령대) ▲급성기관지염 27만8천346명(18세 이하)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기오염에 의한 폐암환자 발생 규모는 이번 연구에서 처음 확인된 것이어서 앞으로 미세먼지 등이 폐암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에 대한 추가 연구를 필요로 할 전망이다.

연구팀은 현재 추진 중인 '수도권 제2차 대기관리정책'이 효과를 거둬 오는 2024년 대기오염 농도(μg/㎥)가 미세먼지 30, 초미세먼지 20 수준으로 떨어질 경우 조기 사망자수가 2010년 대비 57.9%가 줄어든 1만866명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현재의 대기오염 상황이 개선되지 않은 채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같은 기간 조기 사망자수는 2만5천781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인하대병원 임종한 교수는 "공중보건학적으로 볼 때 대기오염 중에서도 미세먼지는 서울과 수도권 사망률을 낮추는데 핵심 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공장과 자동차 등의 대기오염 배출원을 파악하고, 이를 적절히 통제하는 현재의 대기관리정책이 성과를 거둔다면 2024년에는 사망자수를 목표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