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등 사업성 떨어져
‘장기 미집행시설’ 가능성
토지주들 아파트·상가 선호
특혜시비·시민공감대 숙제
市, 주변 고려 “큰그림 그려야”


송도관광단지(옛 송도유원지 일대 90만㎡) 조성사업이 부동산 경기 침체, 사업성 부족 등으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토지주들은 현 조건으로는 사업 추진이 어렵다며 용도변경, 용적률·건폐율 상향 조정 등을 인천시에 요구하고 있다. 관광단지 조성 계획을 유지해야 하는지, 전체 또는 일부를 주거·상업지서 조성 예정지로 변경해야 하는지 인천시의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원지·관광 기능 유지 필요

=송도유원지는 1969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됐다. 인천시는 당초 송도유원지 일대를 해양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송도유원지 일대는 연수구와 송도국제도시 사이에 있어, 기성 시가지와 신도시를 연결하는 기능을 한다. 한편으로는 녹지보전 축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아파트와 상가를 짓기보다는 유원지·관광·녹지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있다. 송도유원지(2011년 9월 폐장)를 대체할 관광단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제는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것. 현 용적률과 건폐율은 각각 100%, 30%에 그치고 있다. 이 상태로는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게 토지주들의 주장이다.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만, 자금 회수는 늦다.

한 토지주는 “과거 부동산 경기가 좋았을 때도 유원지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장기간 미집행시설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 용도 변경 검토해야

= 토지주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각 블록의 실정에 맞게 사업계획을 변경해 달라는 것이다. 1~3블록 토지주들은 부지용도를 시가화예정용지로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용도변경을 통해 아파트와 상가를 짓게 해 달라는 것이다. 4블록 토지주는 관광단지 기능을 유지하되, 용적률(100~400%)과 건폐율(30~100%)을 탄력적으로 적용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사업성을 높여 달라는 얘기다.

1~3블록 토지주들은 이 일대가 이미 유원지 기능을 상실했다고 주장한다. 주변에 아파트와 산업단지가 들어섰고, 시민들도 도심보단 교외에서 여가생활을 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용도변경의 가장 큰 걸림돌은 특혜 시비다. 용도변경에 대한 시민 공감대 형성, 개발이익 환수 방안 마련 등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 큰 그림 그려야

=송도관광단지 인근 개발사업들도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송도 석산 개발사업은 2009년 7월 토지보상이 완료됐지만, 인천도시공사 경영난,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아직까지 추진되지 않고 있다.

테마파크 조성사업과 도시개발사업도 사업주체의 파산으로 중단된 상태다. 새 주인이 나타나야 사업 추진에 대한 논의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시는 ‘2030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송도관광단지와 그 일대 개발사업을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용도 변경·유지’ 여부 등을 고민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각 사업 계획, 주변 변화, 개발 여건, 토지주 요구 사항 등을 놓고 종합적인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상황이다.

송도관광단지는 내년 10월까지 새 조성계획이 확정되지 않으면, 관광단지 지정이 취소된다. 송도관광단지·석산·테마파크 등의 사업이 2020년 7월까지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 사업 대상지들은 ‘장기미집행시설 일몰제’에 의해 도시계획시설(유원지)에서 해제된다.

/목동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