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파주 비무장지대(DMZ)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고 있지만 DMZ 특성상 소방인력이 투입되지 못하고, 작업시간이 제한되면서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진화하는 데 3~4일씩 소요되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26일 군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1시47분께 파주시 진동면 DMZ 내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왔지만, 다행히 민가로 번지지 않아 인명피해는 없다. 문제는 불이 사흘째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바람 방향이 반대로 불면서 불은 남쪽 철책에서 북쪽 600m 지점으로 옮아갔지만, 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 주변 갈대밭 등 불이 확산될 요소가 많아 자칫 남쪽으로 번질 조짐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3일 오전 11시30분께 북한 초소에서도 화재가 발생, 급속도로 파주 도라산전망대 인근 DMZ로 번졌다. 당시에도 불이 나흘 동안 계속되면서 개성공단 입·출경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컸다.

하지만 DMZ 특성상 화재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군을 제외한 소방당국 등 유관기관에서는 DMZ에 출입할 수 없고, 군조차 일몰 후에는 헬기를 동원한 진화작업이 불가능한 탓이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소방당국에는 공식적으로 투입 요청이 들어온 바 없다”며 “군 시설, 특히 DMZ에 대해서는 헬기 한 대를 띄우려고 해도 군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진화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북측에서 화전을 일구다 불이 커지는 사례는 해마다 이어지고 있다”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유관기관에 요청, DMZ 인근에 소방인력을 배치하고 있지만 제한이 많다”고 밝혔다.

한편 군은 이날 오전 8시께 헬기 8대 등을 동원해 진화작업에 나섰으며, 일몰 후 작업을 중단할 방침이다. 관계당국은 이번 불로 지금껏 임야 130ha가 소실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태·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