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이후 학생들의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안전관리 등이 강화됐지만, 일부 체험학습에 나선 전세버스 운전자들이 여전히 술에 취한 채 운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3일 오전 9시30분께 수원시 영통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태우고 체험학습에 나서기로 한 전세버스 기사 최모(44)씨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최씨는 경찰의 현장 음주측정결과, 혈중알코올 농도가 0.056%로 면허정지 기준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최씨는 학생 32명을 태우고 화성까지 왕복 50㎞ 이상을 다녀올 예정이었다.

최씨는 경찰에서 “전날 지인들과 마신 술이 완전히 깨지 않았던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4일 오전 8시30분께 고양시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학생 45명을 태우고 부천으로 체험학습을 가기로 했던 전세버스 기사 서모(57)씨가 음주운전으로 입건됐다. 서씨 역시 “전날 마신 술이 깨지 않았다”고 진술했으나, 측정결과 혈중알코올 농도는 0.067%로 면허정지에 해당했다.

이 학교 교사는 “세월호 참사가 1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운전기사들의 안전불감증이 여전한 것 같다”며 “음주상태로 운전했다가 자칫 잘못하면 사고로 이어질 것을 생각하니 아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2012년부터 경기도교육청과 MOU를 체결하고, 도내 학교의 전세버스 이용시 출발전 운전자의 음주여부 등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버스기사들이 술에 취한 채 운전대를 잡으려다 적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보다 강력한 단속과 처벌이 요구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학생들을 태우고 체험학습을 떠나기 전 모든 버스의 운전자 상태를 점검하는데 최근 들어 음주 상태로 입건되는 운전자가 많아졌다”며 “음주운전은 결국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철저하게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김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