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더미로 가득 찬 아파트 안에서 10대 남매가 방치된 채 발견(경인일보 4월 28일자 22면 보도)되면서 경찰이 자녀를 정서적으로 학대한 엄마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수원서부경찰서는 28일 자녀들을 학대한 것으로 보이는 엄마 서모(55)씨에 대해 아이들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법원에 임시조치를 신청했다. 경찰은 또 서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형사입건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경찰은 자폐성 장애 1급인 오빠(18)를 인근 병원으로 옮겨 치료하는 한편 여동생(16)은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입소시켰다. 이들 남매는 임시조치 기간인 1~2달 동안 해당 기관에서 보호를 받게 된다.

경찰 관계자는 “수년간 쓰레기 더미에 10대 자녀를 방치한 행위는 아동학대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며 “딸의 진술 등을 토대로 엄마 서씨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할구청인 권선구도 이들 가족에 대한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지정 등 지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남매의 엄마는 지난 2013년 기초생활수급을 신청했지만, 지금 사는 아파트가 당시에는 본인 명의의 주택이어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시 관계자는 “어머니가 아이의 장애 등급, 한 부모 가정 신청과 관련해 상담받았지만, 당시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기초생활수급은 직권 신청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초생활수급과 한 부모 가정 관련 절차 안내를 했다”고 말했다.

한편 구는 28일 남매 집에 쌓인 쓰레기 청소에 나섰다. 5시간 가까이 이어진 청소 끝에 100ℓ 봉투가 200여 개(6t)가 넘게 배출됐다.

/조윤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