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대교 106중 추돌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대형 교통사고를 발생하게 한 책임을 물어 도로운영·관리업체인 신공항하이웨이 관계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이 교통사고가 난 지역의 도로관리 업체 관계자를 입건하는 것은 국내에선 처음이다.

인천 서부경찰서에 차려진 수사본부는 “이번 주까지 사고 당시 순찰근무자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재조사한 뒤 검찰과 협의해 형사처벌 대상자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최종적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관계자들이 정해지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형사 입건할 방침”이라고 29일 밝혔다.

현재 경찰은 사고 당일 신공항하이웨이 측이 자체 매뉴얼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기상청에서 평소와 달리 오전에만 메일을 4차례 보냈을 정도로 기상이 나빴지만 관련 담당자들이 별다른 보고를 하지 않은 점 등을 과실 책임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판교 환풍구 붕괴사고,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고 등 유사한 안전사망사고 사례를 참고했다.

경기경찰청 수사본부는 지난해 10월 성남 판교에서 발생한 환풍구 붕괴사고에서 공연장 안전관리 책임자 등 17명을 불구속 입건했으며, 경북경찰청 수사본부도 지난해 2월 리조트 관계자 등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향후 교통사고 발생에 대한 도로관리업체의 형사책임을 묻는 선례로 남을 수 있어 사고 이후 두 달여간 광범위하게 법리검토 작업을 진행했다”며 “빠르면 다음 주께 형사처벌 대상자들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종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