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아동보호기관
법적인 출입권한 없어
학대의심신고 대응 한계
母 “별일 없다” 말만 믿어
경찰 확인 안하고 돌아가
쓰레기로 가득 찬 아파트에서 수년간 방치돼 있던 10대 남매(경인일보 4월 29일자 22면 보도)를 구출할 수 있었던 기회가 수차례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이들 남매의 방치는 아동보호와 피해예방 등 사회 안전망의 허점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남매가 살고 있던 권선구 평동의 한 아파트단지 주민자치회는 지난 2013년 “발달장애 1급인 아들 A(18)군이 베란다에 매달려 있다가 떨어질까 봐 걱정된다”며 평동 주민자치센터에 방문을 요청했다.
주민센터의 사회복지 담당자는 당일 곧바로 A군의 집을 방문했지만, 굳게 닫힌 문이 열리지 않아 그대로 돌아갔다.
이후 “지저분한 집안에 아이들이 방치된 듯하다”는 주민들의 신고가 이어지자 주민센터는 경기도아동보호전문기관(이하 전문기관)에 아동학대 의심신고를 접수했다. 하지만 전문기관에서도 A군의 집을 방문했으나, 문을 열어주지 않아 현장을 확인하지 못했다. 수소문 끝에 알아낸 A군의 엄마 서모(55)씨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지자체와 전문기관은 ‘직무집행법상 위험 방지를 위한 출입권한’이 없기 때문에 2차례의 구출 기회를 놓쳤다.
이후 전문기관은 당시 여동생 B(16)양이 다니던 중학교에 ‘아동학대 의심신고’를 했지만 학교 측에서는 “(B양이) 교우관계가 원만하고, 지저분하지 않다”며 사실 확인 등 별다른 조치도 없이 묵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3번째 구출기회가 사라진 셈이다.
A군은 경기도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치료를 받았지만, 누구도 A군이 2년 간 방임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특히 가장 최근인 지난해 초 주민들이 “아이가 베란다에 매달려 있다”는 위험 신고를 해 경찰이 A군의 집으로 출동했지만, 어머니는 또다시 문을 열지 않았다. 당시 경찰은 “아무 일 없다”는 어머니의 말만 믿고 확인을 하지 않아 결국 5번째 구조 기회마저 놓치게 됐다.
주민들은 “경찰이 출동했을 때 강제로 문을 열었다면 1년 전 아이들이 구조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한편 수원서부경찰서는 29일 아들 A군과 딸 B양을 쓰레기 더미에 방치하는 등 방임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엄마 서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조윤영기자
수원 ‘쓰레기더미 10대 남매’ 왜 방치됐나
‘사회안전망 구멍’ 구출기회 2년간 5번 날려
입력 2015-04-29 22:19
지면 아이콘
지면
ⓘ
2015-04-30 22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관련기사
-
쓰레기 지옥에 갇힌 ‘남매의 삶’
2015-04-27
-
쓰레기 더미 속 남매 엄마… 정서적 학대 혐의로 입건
2015-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