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로 가득 찬 집안에 방치된 채 수년간 생활한 10대 남매가 구조(경인일보 4월 30일자 22면 보도)됐지만 경찰 등 관계 기관은 발달 장애가 있는 피해 아들을 전문 기관이 아닌 정신 병원에 입원시킨 것으로 드러나 인권을 침해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쓰레기로 가득 찬 집안에 방치된 아들 A(18)군과 딸 B(16)양을 구조했다.
곧바로 경찰은 발달 장애 1급인 A 군 등을 보호하기 위해 경기도아동보호전문기관(전문기관)과 담당 구청인 권선구청에 연락했지만, 전문기관은 ‘장애 아동을 담당하는 특수교사가 없다’며 입소를 거절했다.
권선구청도 A 군을 보호할 수 있는 장애인 시설을 찾지 못하자, 경찰은 수원시 권선구의 한 정신 병원에 A 군을 임시로 입원시켰다.
A 군이 격리됐던 공간은 3.3㎡(1평)도 안 되는 병실로, 안에서는 문을 열 수 없는 구조였다.
해당 병원장은 “병원에 일부 지적 장애인이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이들은 의사소통이 가능한 지적 수준으로, 의사소통이 안 되는 A 군은 이 병원에 적합하진 않다”며 “학대를 받은 피해 아동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선 정신 병원보다는 장애인시설에서 보호받는 게 낫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A 군은 현재 또 다른 정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별도의 약물치료를 받지 않고 개방 병실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병실 상태나 치료 등의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발달 장애는 정신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A 군을 정신 병원에 격리한 것은 잘못된 조치라고 지적했다.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장은 “광주의 한사랑 마을 등 발달 장애 1급 아동이 입소할 수 있는 도내 보호소도 많다”며 “전문 보호소에는 발달 장애 아동에게 알맞은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는 만큼 단순히 지적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정신 병원에 입원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중증 장애 아동으로 통제가 어려운 A 군을 보호할 수 있는 시설을 찾기 위해 구청과 전문기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마땅한 보호기관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정신 병원에 입원시켰다”고 말했다.
/조윤영기자
‘쓰레기더미 방치’ 발달장애 아들 정신병원 격리 “인권침해”
경찰, 전문기관 입소요청 거절에 임시로 입원시켜 논란
학대 피해아동 심리적 안정위한 보호기관 시급 ‘목소리’
입력 2015-05-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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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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