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전소와 송전탑 등 전력설비 건설을 두고 한전과 주민들간의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수도권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서 설비구축이 시급하다는 한전과 형식적인 환경영향평가와 밀실에서 결정된 일방적인 위치선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민들의 반발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본보는 사업지연으로 예상되는 수도권 전력난과 주민들의 반발이유, 앞으로 해결방향 등을 집중취재했다.

1. 전력설비지연, 수도권 전력난 예상

용인과 화성, 남양주 등 대규모 택지개발로 전력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수도권일대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추진되는 변전소 및 대형 송전탑 등 전력설비 건설을 놓고 주민들의 반발로 공사 대부분이 착공 조차 못하고 있어 수도권지역의 전력난이 예상되고 있다.

9일 한국전력 수원전력관리처에 따르면 화성 동탄 신도시와 용인지역 등의 개발이 잇따르면서 수도권지역의 전력수요가 매년 평균 12.5%씩 늘어나고 있어 이같은 추세라면 2006년 4천800만kv, 2021년 7천300만kv로 현재의 3~4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따라 한전은 수도권지역에 송전전압을 늘려 택지개발지구에 추가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변전소와 대형 송전탑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한전이 지난 10월 산업자원부로부터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을 승인받은 지역은 신용인 변전소~동백 송전선로(154kv)와 신용인~신수원 변전소(345kv), 신수원~화성 병점변전소(154kv), 이천 율현분기 선로(154kv), 남사변전소 및 송전선로(154kv) 등을 오는 2004년까지 건설할 계획이지만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영흥화력발전소~대부도~신시흥변전소를 잇는 선로중 대부도 시화호어귀~신길동구간에 송전탑 건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또 성남시 분당 백궁, 정자지구 전력공급을 위한 변전소 증설계획은 경기도가 보류하면서 분당지역 전력수급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한전은 송전탑 건설은 주민들과의 협의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해당 지자체와도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송탑전 건설지역과 송전선로를 지정하면서 해당지역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 대부분은 착공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용인 동백지구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추진되는 신용인변전소~동백지구간 2.7㎞구간에 추진되는 송전탑 건설의 경우 한전은 사찰인 화운사를 가운데 놓고 앞뒤로 대형 송전탑을 추진해 승려와 신도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이곳은 2년전 화운사 대웅전 뒤쪽으로 불과 150m거리에 신안성변전소~신성남 변전소구간을 잇는 345kv규모의 송전탑 4기가 건설된데 이어 이번에는 사찰 앞쪽으로 송전탑 9기를 건설하겠다고 발표, 승려와 신도들이 송전탑 건설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와함께 남사변전소 건설과 남사분기 송전선로 건설도 주민들의 반발로 장기간 지연될 것으로 보여 송전탑 건설 대부분이 중단돼 수도권지역 전력공급이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관계자는 “전력시설 건립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발로 대부분의 송전탑 건설이 지연되고 있어 수도권 전력공급에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