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서천동 A아파트
지하주차장바닥 펌프로 퍼내
누수·지반침하등 ‘사고 불안’
입주땐 멀쩡 “서천로 공사탓”
市에 안전진단·대책마련 요구


용인 서천지구의 한 아파트에서 수년째 하루 수십t의 지하수가 솟아오르면서 지반침하 등 사고위험이 있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주민들은 서천지구 개발이 본격화된 이후 지하수 분출이 시작됐다며 시에 안전진단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6일 용인시에 따르면 기흥구 서천동 A아파트 주민들은 2012년부터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지하수가 용출되고 있다며 시에 안전진단을 요청했다. 이 아파트는 모두 8개 동으로 이뤄진 단지(관리면적 10만4천701㎡)로 주민들은 지난 2002년 5월 입주했다.

지하수가 나오는 위치는 제2지하주차장 5번과 6번 기둥 사이로, 관리사무소는 집수정(가로×세로 60㎝×1m, 깊이 35㎝)을 설치, 배수펌프를 이용해 우수관로로 물을 흘려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관리사무소가 자체 조사한 결과 하루 배수량이 20t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지하주차장 벽면에는 누수현상이 발견돼 이슬이 맺힌 곳에 유도관을 설치하는 등 임시조치를 한 상태다.

이처럼 수년째 지하수가 분출되면서 주민들은 지반침하 등으로 인한 사고가 우려된다며 안전진단을 요구했다.

주민들은 “서천로를 공사하면서 경희대 인근의 작은 저수지를 매립해 지하수의 흐름이 아파트 방향으로 변경된 것 아니냐”며 “지하수 용출은 건축물에 안전상의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 만큼 안전진단 등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지하수가 처음 나왔을 때에는 안전문제 등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수질검사까지 해 음용이 가능한 1급수인 것까지 조사했다”며 “그러나 최근들어 싱크홀 등 지반침하사고가 잇따르면서 주민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주대 건축학과 김경래 교수는 “개천 등에서 물이 흐르듯 땅 속에도 물이 흐르고 있다. 지하수 흐름에 변동이 생기게 되면 지반침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며 “다만 원인조사를 철저히 한 후에야 위험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인시 관계자도 “착공 전부터 지하수가 나온 사례는 있지만, 10년 넘은 아파트에서 지하수가 나오는 것은 이례적으로 조사의 필요성이 있다”며 “LH로부터 당시 공사관련 자료 등을 받아본 뒤 원인 규명 및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용인/홍정표·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