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황금연휴가 끼어있는 5월, ‘요우커(旅客·중국인 관광객)’를 포함한 외국 관광객들이 인천국제공항으로 몰려들고 있지만 인천공항에 관광버스 전용 주차장이 마련돼 있지 않아 교통난이 가중되고 있다.

7일 낮 12시께 인천국제공항 8번 출입구 앞 도로에는 45인승 관광버스 6대가 전체 차선 3개 가운데 2개를 점령한 채 다른 통행 차량들의 진로를 방해하고 있었다. 출입구 인근에는 ‘불법 주정차 금지’라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지만 전세버스들은 대각선으로 비스듬히 세워둔 채 30분~1시간씩 도로를 차지하고 있었다.

공항내 주차장도 주차안내원이 배치돼 있었지만 공항이용객들이 자가용을 정해진 주차구역이 아닌 차도에 마구잡이로 세워놓아 난장판을 방불케 했다. 일부 이용객은 주차안내원이 차도에 세워놓은 차량에 불법 주·정차 경고장을 부착하자 기분나쁜 표정을 지으면서 언성을 높이며 따지는 모습도 종종 찾아볼 수 있었다.

공항신도시도 사정은 비슷했다. 대형 음식점 앞 도로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타고 온 전세버스가 관광객들이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까지 1시간씩 도로변에 세워져있었다.

인천공항공사는 터미널에서 약 4㎞ 떨어진 화물터미널 북측 나대지에 자가용 주차장을 만들고, 공항철도 화물청사역 근처 중구청 견인보관소 인근에 콜벤 주차장도 확보했다.

그러나 대형버스 전용 주차장은 아직 조성되지 않아 공항신도시 일대 주택가와 영종하늘도시, 화물청사 동측 도로에 하루 평균 50여 대씩 관광 전세버스들이 불법 주차를 일삼고 있다.

공항이용객 박상현(41)씨는 “국가의 관문인 국제공항 일대가 불법 주·정차로 혼잡스러우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우리나라를 기본 질서도 안 지키는 후진국으로 생각하지 않겠냐”며 “도로에 버젓이 대형 관광버스가 세워져 있는데도 단속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구 관계자는 “관광 전세버스들이 도로변에 차량을 대놓아 불법 주·정차 단속반을 편성해 하루에 몇 차례씩 단속을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 공항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강력한 단속을 하겠다”고 말했다.

/차흥빈·박종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