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지역 일부 학교 운동장에 설치한 인조잔디에서 몸에 해로운 납 성분 등 유해·발암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7~11월까지 2010년 이전 인조잔디 운동장을 조성한 전국의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유해물질 검사를 실시한 결과 경기도내 220개교 가운데 18.6%인 41개교에서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이나 크롬유해성분이 검출됐다.

화성의 한 중학교 인조잔디 잔디파일(잎)에서는 납 성분이 기준치(90㎎/㎏)보다 87배나 많은 7천817㎎/㎏이 검출됐으며, 수원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납 성분이 4천447㎎/㎏, 크롬이 기준치 25㎎/㎏보다 3배 많은 85㎎/㎏이 나왔다.

군포의 한 중학교 인조잔디 충전재(고무분말)에서는 발암물질인 다핵방향족탄화수소(PAHs)가 기준치(10㎎/㎏)를 6배 가량 초과한 56.2㎎/㎏이 검출됐다.

인천지역도 조사 대상 30개교 가운데 5개교에서 기준치가 넘는 유해성분이 나왔다. 동구의 한 초등학교 인조잔디 잎에서는 납 성분이 기준치보다 40배(3천627㎎/㎏), 남동구의 한 초등학교는 26배(2천356㎎/㎏)나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경기·인천시교육청은 예산 등을 이유로 인조잔디 교체를 미루고 있어 학부모 등이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 김모(42)씨는 “아이들이 뛰어노는 학교 운동장에서 인체에 유해한 발암물질 등이 나왔는데 교체를 서두르지 않는 이유가 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정부의 인조잔디 교체작업 예산이 늦게 내려와 친환경 운동장 조성이 늦어지고 있다”며 “현재 학교마다 교체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박종대·김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