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프라자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2015 개회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엔 사무총장으로는 처음으로 북한 개성공단을 방문하려던 반기문 사무총장의 계획이 무산됐다. 

북한이 21일로 예정됐던 반 총장의 방북허가 취소를 통보해 오면서, 기대했던 개성공단 방문이 이뤄질 수 없게 됐다. 

반 총장은 20일 오전 동대문디자인프라자에서 개최된 서울디지털포럼에서 연설자로 나와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반 총장은 "중대 발표를 하려 한다"고 한 후, "오늘 새벽 북측이 갑작스럽게 외교 경로를 통해 저의 개성공단 방북 허가결정을 철회한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이같은 내용은 반 총장의 연설 계획에 없던 것이었다. 

반 총장은 "갑작스러운 철회 이유에 대해 북측에서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면서 유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그는 "국제사회와 함께 협력해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을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 총장이 방북허가 취소를 통보받은 '외교 경로'는 방북을 추진하면서 활용했던 '뉴욕 채널'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결
국 북한은 방북허가를 통보했던 채널을 통해 별다른 설명 없이 방북허가 취소 사실을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은 계획 발표 하루 만에 사실상 무산됐다. 반 총장에 앞서 이날 개성공단으로 들어가 준비에 착수하려던 선발대 파견도 함께 무산됐다. 

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은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가는데 실마리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됐으나, 방북 무산으로 이같은 역할도 물 건너 갔다. 

아울러 외교적 결례까지 무릎쓰고 북한이 방북허가를 갑자기 철회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같은 철회 통보는 북한이 반 총장의 방북으로 얻을 것이 별로 없다고 판단했거나 북측이 최근 보인 도발적 행태를 계속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한편, 우리 정부는 북한이 반 총장의 방북허가 취소를 통보한 데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반 총장이 한반도 평화화 안보,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추진해온 개성공단 방문에 대해 북한이 금일 방문허가를 철회한다고 알려온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 대변인은 아울러 "정부는 북한이 고립의 길로 나아가지 말고 유엔을 비로산 국제사회가 내민 대화와 협력의 손을 잡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의 길에 나설 것을 다시한번 촉고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