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교정타운 조성과 화성 화장장 건립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모두 ‘자녀 등교 거부’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의왕 왕곡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안양교도소 이전을 백지화하지 않으면 다음달 1일부터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한데 이어, 서수원 주민들 사이에서도 등교 거부로 배수진을 쳐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두 사업 모두 ‘지역 발전’과 ‘환경 보전’ 사이에서 주민들 간 찬반여론이 엇갈리고 있지만, ‘어른 싸움에 아이들을 끌어들인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안양교도소 이전 반대 왕곡동·고천동·골사그네 주민대책위원회와 왕곡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지난 19일 왕림교 하부 공원에서 열린 ‘안양교도소 이전 반대 범시민결의대회’에서 “어린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앞에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교도소 집성촌’이 생긴다. 부모로서 아이들을 위한 좋은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학교 등교를 거부키로 했다”고 밝혔다.

오는 29일까지 의왕시가 안양교도소 이전 원천무효를 선언하지 않으면 다음달 1일부터 등교를 거부할 것이라는 게 이들 주민들의 입장이다. 왕곡초등학교에는 439명의 아이들이 재학 중이다.

화성 화장장 건립을 반대하는 서수원 주민들 사이에서도 “등교 거부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화장장이 들어서면 바람 때문에 칠보산 인근에 있는 상촌초등학교와 가온초등학교 등 4개 학교 아이들의 건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서수원 주민들의 주장인데, 등교 거부로서 이러한 생각을 보다 강하게 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주민은 “서수원에는 아토피 등 아이들 건강 문제 때문에 이사온 사람들이 많아, 아무래도 아이들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얘기가 나오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삭발식까지 벌어졌는데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등교 거부라도 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는 화장장 부지의 개발제한구역(GB) 해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날 비공개로 부지 답사에 나섰다.

현장을 찾은 서수원 주민들은 “주민들이 제외된 답사는 요식 행위”라고 반발하며 숙곡리 주민들과 신경전을 벌였다. 답사는 30분 가량 이뤄졌다. 이날 또 화성시는 반박자료를 통해 “경기연구원 연구 등을 감안할 때 환경 문제는 기우이고, 시는 서수원 주민들의 의견 수렴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학석·문성호·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