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콩회항' 사건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2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땅콩회항'으로 구속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2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143일만에 석방되자 대한항공은 "이미 회사를 떠나신 분"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한시름 덜었다는 분위기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TV와 인터넷 뉴스를 통해 판결 소식이 전해지자 '석방'이라는 단어를 주고받으며 술렁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 법원에서 나오자마자 쌍둥이 아들 등 가족부터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 미국 하와이에서 아들 쌍둥이를 출산해 '원정출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집에 두고 온 아이들 생각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다"며 눈물로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

조 전 부사장 석방 소식에 일부 대한항공 직원들 사이에서는 '후폭풍'을 우려하는 말도 나온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의 동생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지난 1월17일 "반드시 복수하겠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언니에게 보낸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렀다.

조 전 부사장에게 마카다미아를 서비스했던 승무원 김도희씨는 지난 주말 재판부에 낸 탄원서에서 "조 전 부사장 일가가 두려워 회사에 돌아갈 생각을 못하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김씨는 미국 뉴욕에서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해 오는 7월 중순부터 재판이 본격 진행될 전망이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이 미국 법정에 직접 출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3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6개월간 휴직 상태다.

또 '땅콩회항' 사건 당시 비행기에서 내려야 했던 박창진 사무장도 미국 뉴욕에서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을 상대로 소송을 내고자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사무장은 지난 3월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이유로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해 지난달 11일부터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상 처리돼 유급휴가 중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석방됐지만 집행유예기간이고 일거수일투족이 여론의 관심을 받기 십상이기에 일정기간 외국생활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조 전 부사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며 아버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1·2심 모두 같은 길을 걷게 됐다.

조 회장은 15년 전인 2000년 2월 조세포탈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같은해 6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