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혁신기구 위원장을 맡아 당의 명운이 걸린 쇄신작업의 칼자루를 쥐게 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은 진보진영 교육계 내에서 '혁신의 대부', '혁신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혁신학교와 무상급식을 비롯, 굵직굵직한 개혁적 교육정책의 효시로 꼽히면서다.

김 전 교육감을 소개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는 '무상급식'이다. 2009년 민선 1기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그는 전면 무상급식을 비롯한 '김상곤표 교육정책'을 추진하며 역량과 잠재력을 인정받았고, 2011년 6·2지방선거에서 보편적 복지가 야당의 핵심 공약으로 자리 잡게 된 시발점을 제공했다.

이후 무상급식은 '대안 없는 포퓰리즘'이라는 논란에 빠지기도 했지만, 결국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올해 3월 기준으로 전체 초·중·고교의 67.4%에서 무상급식을 시행하는 등 보편적 복지정책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김 전 교육감이 공교육 혁신을 목표로 시작한 혁신학교와 학생인권조례 등의 교육정책도 곽노현 당시 서울시교육감을 비롯한 다른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잇따라 도입하는 등 진보진영 교육계에 그가 남긴 흔적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육감 연임에 성공하면서 승승장구하던 김 전 교육감은 지난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격 사퇴, 경기도지사 경선에 도전했으나 조직력 등에서 밀리면서 김진표 전 의원에 패했다. 이 과정에서 무상버스 공약이 당내에서조차 역풍을 맞기도 했다.

지난해 7·30 수원을(권선) 재선거 당시 공천을 신청했지만 전략공천을 통해 백혜련 변호사가 낙점되면서 여의도 입성에 실패했다.

이후 '혁신더하기연구소'를 창립, 공공부문의 정책 혁신에 대한 연구작업을 이어가면서 정치혁신을 주제로 책을 준비하는 등 정치 무대로의 재기를 모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겸손한 스타일이지만 결정적인 순간 결단력이 있다는 게 그를 아는 정치권 인사들의 평이다. 한 재선의원은 "자신을 낮추는 스타일이지만 용감하고 과감한 면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김 전 교육감은 재직 당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의원들 및 경기지역 의원들과 계파를 넘나드는 넓은 인맥을 형성했다.

특히 2009~2010년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이었던 이종걸 원내대표와 두터운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 맺은 인연을 계기로 이 원내대표는 이번에 김 전 교육감을 혁신기구 위원장으로 적극 추천했다.

김 전 교육감은 지난해 초 독자세력화를 추진하던 안철수 전 대표가 경기지사 영입을 위해 러브콜을 보내는 등 안 전 대표와도 우호적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모임'의 정동영 전 의원과도 가까운 관계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를 졸업한 김 전 교육감은 1987년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창립을 주도했고 노동조합기업경영연구소 소장, 한국산업노동학회 회장, 전국교수노조 위원장 등을 지냈다. 같은 민교협 출신인 강남훈 한신대 교수, 김윤자 한신대 교수 등이 김 전 교육감이 항상 상의하는 대표적 '김상곤 사단'으로 꼽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