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 방문·체험 감염 추정
치료법 없어 위생 철저히
야외활동이 부쩍 늘어나는 최근, 이른바 ‘중동판 사스’로 불리는 중동호흡기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이하 메르스)이 발병해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 20일 고열과 호흡곤란으로 병원 치료를 받던 A(68)씨가 유전자검사에서 메르스 양성판정을 받으면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병 소식을 알렸다. 현재 A씨는 호흡 곤란을 호소하고 산소 포화도가 정상범주 아래로 떨어져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있는 상태다.
게다가 A씨의 아내와 A씨와 같은 병실에 있던 환자가 메르스 확진 환자로 판명되며 공포감은 더욱 확산됐다. 보건당국은 환자들과 접촉했던 가족과 의료진 등 64명은 1차 조사에서 증상이 없어 자택에 격리조치 중인 것으로 전했다.
메르스는 과거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인 코로나바이러스(MERS-CoV)에 속하는 중증급성호흡기질환으로, 지난 2012년 중동지역 아라비아 반도에서 처음 발견됐다.
현재는 총 23개국으로 확산돼 1천142명의 환자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중 사망자는 465명(유럽질병통제센터, ’15.5.16 기준)으로, 치사율이 무려 40%에 이른다.
메르스의 잠복기는 2일에서 14일로, 38℃ 이상의 발열이 유발돼 기침과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일어난다. 증상이 심해지면 만성질환과 면역기능 저하를 일으킨다.
감염경로가 명확하지는 않으나 환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중동지역(특히 사우디아라비아)과 연관됐다는 게 현재까지 밝혀진 특징이다. 환자 대부분이 해외여행이나 해외근무 등으로 중동지역에 체류했거나 낙타시장 또는 농장을 방문해 낙타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낙타와의 접촉이 있었다.
실제로 국내 첫 메르스 환자인 A씨도 바레인 이외 중동의 메르스 발생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를 보름간 방문했다.
메르스 진단법은 바이러스 분리와 유전자 검사, 항체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판단한다. 하지만 항바이러스나 예방백신과 같이 뚜렷한 치료법은 없어 증상에 따른 내과적 치료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메르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 씻기 등 개인위생수칙 준수와 함께 사람이 붐비는 장소는 가급적 방문을 자제하고,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또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중동지역 여행을 자제하고, 농장 방문과 동물 접촉을 피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0일 메르스 감염병 위기대응 전문가회의를 열어 위기단계를 ‘주의단계’로 격상시키고 확산방지에 집중하고 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중동지역을 여행한 후 14일 이내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발생한 경우, 입국 시 공항검역소나, 귀국 후 거주 지역 보건소에 반드시 신고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은총기자 yooec86@kyeongin.com
이미지/보건복지부 제공·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