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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 계열사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한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물산 본사 앞으로 직원들이 지나고 있다. 합병회사의 사명은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고려하고 삼성그룹의 창업정신을 승계하는 차원에서 삼성물산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연합뉴스 |
양사는 7월 주주총회를 거쳐 9월 1일 자로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제일모직이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합병비율인 1대 0.35로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방식이다. 제일모직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물산 주주에게 교부할 예정이다.
합병회사의 사명은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고려하고 삼성그룹의 창업정신을 승계하는 차원에서 삼성물산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1938년 삼성그룹 모태인 '삼성상회'로 설립된 삼성물산의 역사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제일제당과 함께 삼성의 3대 모태기업인 제일모직은 60여 년의 역사를 마무리하고 간판을 내리게 됐다.
양사 합병 결의에 따라 삼성그룹 재편 작업이 더욱 속도를 내게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가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삼성SDI와 제일모직 소재부문을 합병하고 삼성SDS·제일모직을 상장하는 한편 화학·방산부문을 한화그룹으로 매각하는 '빅딜'을 단행하는 등 일련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을 추진해왔다.
이번 합병을 통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단순화하면서 기존의 순환출자 구조가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는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에서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된다.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은 합병 전 제일모직 23.2%에서 합병 후 삼성물산 16.5%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의 지분은 합병 전 제일모직 7.8%에서 합병 후 삼성물산 5.5%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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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 출장을 마치고 29일 오후 김포공항 국제선 입국장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에 참석한 이 부회장은 지난 27일 "삼성은 IT와 의학, 바이오의 융합을 통한 혁신에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스마트 헬스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연합뉴스 |
합병 후 삼성물산의 오너 일가 지분 합계는 30.4%로, 여전히 공정거래법상 내부거래의 규제 대상이 된다.
이 부회장은 합병회사(삼성물산)의 최대주주(16.5%)로서 삼성그룹의 양대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전자 지분이 0.57%에 불과하지만 합병 후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를 우회적으로 지배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06%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제일모직은 삼성생명 지분 19.3%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또 삼성전자 지분 7.21%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합병 결의는 이 부회장이 지난주 그룹의 상징적인 자리인 삼성생명공익재단·삼성문화재단 이사장을 부친인 이건희 회장에게서 물려받은 데 이어 그룹 승계를 위한 일종의 포석이 될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문화재단과 삼성생명공익재단은 각각 삼성생명 지분 4.68%와 2.18%를 갖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 삼성생명 지분 0.06%를 취득했다.
이 부회장은 두 재단의 이사장으로서 삼성생명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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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 계열사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수송동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옥에서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
합병회사의 매출은 2014년 기준 34조원으로, 건설·상사·패션·리조트·식음 부문을 아우르는 초대형 종합 서비스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양사는 핵심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시너지를 강화해 2020년 매출 6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1963년 설립돼 부동산·테마파크 사업을 시작으로 건설·식음 서비스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왔으며, 2013년에는 옛 제일모직으로부터 패션사업을 인수하고 2014년 말 상장했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으로 1938년 설립된 이후 1975년 종합상사 1호로 지정됐다. 1995년 삼성건설 합병 후에는 건설과 상사부문으로 나뉘어 전세계 50여개국에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2011년 삼성의 바이오사업 출범에 함께 참여했고 지난해에는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을 공동으로 인수하기도 했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말 유가증권시장 상장 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건설·패션 등 사업별 시장 확대를 적극 추진하는 과정에서 핵심사업 경쟁력과 해외영업 인프라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건설·상사부문에서 글로벌 시장 진출 경험이 풍부한 삼성물산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한 사업 정체에서 벗어나고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사업 다각화 방안을 검토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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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 계열사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한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물산 본사 앞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합병회사의 사명은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고려하고 삼성그룹의 창업정신을 승계하는 차원에서 삼성물산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연합뉴스 |
두 회사는 각각 운영해 온 건설 부문을 통합함으로써 건설사업 경쟁력 제고 및 운영 시너지 창출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또 상사 부문의 글로벌 운영 경험과 인프라를 활용해 패션·식음료 사업의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삼성의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 부문의 최대주주로 적극 참여할 수 있게 돼 향후 바이오 사업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추구할 수 있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6.3%, 4.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양사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합계는 51%를 넘는다.
바이오 사업은 이재용 부회장이 최근 중국 보아오포럼에서 IT와의 융합을 통해 큰 기회가 열릴 것으로 지칭한 부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