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공사에 시설공사 발주 요청
4자협의체 협상중 ‘이중플레이’
내부적으로 ‘기정 사실화’ 분석
“앞 뒤 없는 행정” 인천시 발끈


수도권쓰레기매립지 현안 해결을 위한 4자 협의체 협상 주체 중 하나인 서울시가 최근 SL공사(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제3매립장 기반시설 공사 발주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가 협상 도중에 제3매립장 기반시설 공사 발주를 요청한 것은 인천시를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인천시는 ‘매립 면허권 이관’ 등 선제적 조치 이행안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매립지 사용기한 최소 연장 방침’을 내놓는 등 서울시에 끌려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최근 ‘수도권매립지 잔여매립장 기반시설 조성공사 발주’를 SL공사에 요청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26일 “매립지공사에 제3매립장 기반시설 공사발주를 최근 요청한 사실이 있다”고 했다.

제3매립장 사용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인천시·서울시·경기도·환경부가 참여하는 4자 협의체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할지를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제3매립장은 물론 제4매립장까지 총 30년을 더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천시는 서울시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조로, ‘협상 결렬’까지 염두에 두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가 제3매립장 공사발주를 요구한 것이다. 서울시가 한쪽에선 협상을, 다른 한쪽에서는 제3매립장 사용을 추진하려는 ‘이중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인천시 관계자는 “(협의체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서울시가 앞뒤 맞지 않는 행정을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의 이번 공사발주 요청은 서울시 내부적으로 제3매립지 사용을 기정사실화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인천시는 지난 1월 4자 협의체에서 선제적 조치에 합의한 이후 뚜렷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시가 더욱 강력한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