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새 5명 감염 전염성 강해
의심자 61명 달해 ‘확산’ 우려
당국 대응미숙 ‘불안감’ 키워

가벼운 감기증세에도 병원행
한주동안 내원자 30% 늘어나


경기도에서 4명이 감염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전염성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방역당국의 대처가 미흡해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더욱이 최초 감염환자를 간병하던 가족과 의사도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고 이밖에도 60명이 넘는 의심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감염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바레인 등 중동지역을 다녀온 A(68)씨와 아내 B(63)씨가 처음으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 이전에 A씨는 발열 증세로 지난 15~17일 도내 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고, 같은 병실에 입원한 C(76)씨와 간호하던 딸 D(40)씨도 메르스에 감염됐다.

또한 A씨가 방문한 또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했던 의사 E(50)씨가 감염되는 등 1주일 만에 감염자가 5명으로 늘었다.

여기에 방역당국이 자가격리 대상으로 관리하고 있는 메르스 의심환자만 61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방역당국은 네 번째 환자 D씨가 열감이 있다며 메르스 정밀 진단을 해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고열 기준인 38℃가 안 된다며 자가격리 조치만 시키는 등 안이한 대응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초기 대응 미숙으로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감염이 확산된 만큼 발열 판단기준을 38℃에서 37.5℃로 낮추고 본인이 원할 경우 국가시설에서 격리될 수 있도록 관리를 강화했다”며 “검역을 더욱 강화하고 환자와 접촉한 사람을 신속히 조사·관리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A씨가 최초 방문했던 병원과 입원했던 병원이 모두 경기도내였던 것으로 전해 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최초 감염자가 입원했던 도내 병원 인근에 거주하는 민모(34)씨는 “처음에는 전염성이 낮다고 들어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날마다 환자가 늘어나니 조금만 열이 나도 걱정부터 든다”며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메르스에 감염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말했다.

인근의 한 대형병원에도 가벼운 미열증세임에도 메르스를 우려해 찾은 환자가 크게 늘었다. 병원 관계자는 “메르스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다 보니 한주 동안 가벼운 감기 증세로 병원을 찾은 사람이 평소보다 30%가량 많았다”고 말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메르스는 치사율이 40% 정도로 높다”며 “직접 접촉이나 재채기 등을 통해 공기 중에 퍼진 타액 등에 의해 전염되므로 환자 주변 2m 이내로 다가가선 안 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권준우기자 junwo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