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代 2명 우려하던 확진 판정
사망 1명·확진환자 7명 추가
최초사망 하루 전 숨진 80대
사망원인 3차 감염으로 추정
도내 유치원·학교 141곳 휴업
‘3차 감염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방역당국의 예상과 달리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3차 감염자가 발생하는 등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어 경기·인천지역 주민들이 초긴장하고 있다.
특히 최초 사망자가 나오기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숨진 80대 노인의 사망원인이 3차 감염에 의한 것으로 추정, 정부의 3차 감염 가능성과 최초 사망자에 대한 발표가 모두 뒤늦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일 2차 감염자인 B(40)씨와 같은 병실을 사용한 C(73)씨·D(78)씨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우려하던 3차 감염이 현실화됐다. C씨와 D씨는 최초감염자인 A(68)씨와 접촉한 사실이 없어 지난달 31일 B씨가 확진 판정을 받고 나서야 방역당국의 관리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의 관리망 밖에서 또 다른 3차 감염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져 드러나지 않은 감염자는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도 2명으로 늘었다. 지난 1일 급성호흡기부전으로 숨진 E(58·여)씨가 메르스 양성판정을 받은데 이어 같은 날 국가지정격리병상에서 치료 중이던 메르스 감염자 F(71)씨가 연달아 사망했다.
하루 사이 확진 환자도 7명이 추가돼 총 25명으로 늘었다. 사망자와 3차 감염자 외에 F(40)씨, G(60)씨, H(59·여)씨, I(39·여)씨는 지난달 15~17일 A씨와 같은 병동에서 접촉한 뒤 이날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메르스가 점차 확산되면서 경기도 내 유치원 57곳과 초등학교 74곳·중학교 8곳·고등학교 1곳·특수학교 1곳이 학교장 재량으로 오는 5일까지 휴업했다.
특히 메르스 최초 사망자가 숨진 지난 1일 오후 3시30분보다 하루 앞선 지난달 31일 오전 9시께 같은 병원 중환자실에 함께 입원해 있던 J(89·여)씨가 급성 폐렴으로 숨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 여성은 뇌출혈 수술후 상태가 호전돼 일반 병실로 옮기려던 상황으로, 갑작스런 폐렴으로 의료진들조차 당황해 메르스검사조차 하지 못했다. 이 여성이 메르스로 인한 사망이 확인되면, 첫 사망자 발생일과 3차 감염 여부에 대한 정부 발표는 모두 거짓이 된다.
이러한 가운데 방역당국은 전염이 대부분 병원 내에서 이뤄진 점을 들어 일반 주민들까지 확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전염성 정도와 초기 감염 경로, 3차 감염 여부 등이 차례로 방역당국의 예상을 벗어난 것으로 밝혀지면서 지나친 낙관론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우선 전염병 위기경보 수준은 기존 그대로인 ‘주의’ 단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경보 수준을 높이진 않더라도 모든 조치는 ‘경계’나 ‘심각’ 단계에 준해서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권준우·김범수·윤설아기자 junwo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