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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이주실 원장은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국내에 유입된 메르스 바이러스는 변이가 안됐다고 밝혔다. 전자현미경 16만 배율로 본 세포내 있는 국내 메르스 바이러스. /연합뉴스=보건복지부 제공 |
이로써 국내 확진 환자들에게 전파된 메르스 바이러스가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유행한 바이러스보다 감염이 더 잘 되게 변이했다는 세간의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1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국립보건연구원이 2번 환자 검체로부터 바이러스를 분리 배양해 전체 유전체 염기 서열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유전체 염기 서열은 바이러스 유전 정보를 가진 최소 정보 단위 순서를 말한다. 메르스 바이러스 유전체 염기는 약 3만여개로 보건연구원은 2번 환자의 객담(가래)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했다.
첫 확진 환자의 부인인 2번 환자는 지난달 20일부터 격리 치료받다 지난 5일 완치 판정을 받고 감염자 중 처음으로 퇴원했다.
보건연구원은 2번 환자 검체에서 배양한 바이러스의 유전체 염기 서열을 국내 바이러스 학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네덜란드 의과학연구센터(EMC) 등 국내외 연구기관과 공유해 특성을 연구했다.
그 결과 2012년 EMC가 한 사우디아라비아 환자로부터 분리한 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 유전자정보은행에 보관중인 메르스 바이러스의 표준주 'JX869059'와 99.55%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연구원은 그동안 알려진 메르스 바이러스의 55개 유전자 정보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 분리주 'KF600628'과는 99.82%로 가장 높은 일치율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첫 확진 환자 이후 평택성모병원 한 곳에서만 무려 29명의 2차 감염자가 발생하는 등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슈퍼 전파자'의 모습이 보이자 일부에선 메르스 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메르스는 현재 개발된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서 변이 여부가 방역상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견해도 있었다. 바이러스가 변이되면 기존 항체로 그 바이러스를 막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국내 기후가 중동보다 바이러스 생존에 유리하다"며 "확산 과정 중 변이 가능성이 있지만 일단 바이러스학 측면에서 볼 때 중동 지역과 같은 바이러스"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국내 유입된 메르스가 예상보다 빨리 전파되는 상황은 "기후 조건 때문으로 추측할 수 있지만, 아직 증거가 희박해 단언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에 앞서 중국 보건당국도 같은 분석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보건당국은 현지에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치료 중인 10번 환자에 대해 3일 유전자 분석 결과 전염성을 강화하는 바이러스 변이를 발견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