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접한 부천·서울 환자속출
시민들 상당수 접촉 가능성
의심자 15명 음성반응 불구
잠복기 있어 아직 안심못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서울, 경기 부천 등 인천 인접도시까지 퍼지면서 이들 지역에 ‘포위된 형국’이 돼버린 인천이 초긴장 상태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7일 메르스 확진 환자가 전날보다 14명 늘어난 총 64명(사망 5명 포함)이라고 밝혔다.

새로 추가된 확진 환자 14명 가운데 서울 강남구에 있는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환자가 10명이나 된다. 삼성서울병원은 현재까지 총 17명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해 평택성모병원에 이은 ‘2차 진원지’로 떠올랐다.

보건당국은 이 병원 응급실을 이용한 의료진·환자·환자 가족 등 800여 명에 대해 추적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병원은 전국에서 환자가 몰리는 대형병원으로, 가까운 인천시민들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 확진 환자가 대거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에 거주하는 확진 환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 병원에서 전염된 30대 남성 확진 환자(경기 부천 거주·6일 확진)가 메르스 의심단계인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5일까지 부천에 있는 병원·장례식장·사우나 등에서 300여 명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지난 4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삼성서울병원 의사는 지난달 30일 1천500여 명이 참석한 서울 재건축조합 총회에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 재건축조합에 참석했던 인천시민 2명은 주말 사이 자진 신고해 검사를 받은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5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중구 소속 공무원은 구 공무원 등 50여 명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서울 중구에서는 인천 중구 등 전국 6개 도시 중구청장과 각 구청 관계자들이 참석한 ‘전국 대도시 중심구 구청장 협의회’가 열리기도 했다.

인천시는 서울과 부천 등지에서 메르스 확진 환자와 접촉한 인천시민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고, 해당 지자체에 접촉자 명단을 요청했다. 시는 명단을 확보하는 즉시 역학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7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인천지역에는 메르스 양성 반응자 또는 확진 환자가 아직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인천에서 의심 증세를 보인 15명은 1차 검사에서 음성반응이 나왔으나, 잠복기를 고려해 병원 또는 자택에서 격리 중이다. 의심증세는 없으나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16명에 대해서도 하루 2회 이상 전화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과 부천 등에서 메르스 환자가 시민들과 접촉한 시점이 메르스 잠복기인 2주일이 지나지 않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인천시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모두 병원 내 감염이고, 병원 밖에서 감염된 사례는 아직 나오지 않은 만큼 과민 반응을 보여 불안감을 조성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시민의 생활권인 서울이 메르스의 2차 진원지가 되고, 부천에서도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인천도 비상상황에 돌입했다”며 “선제적으로 대응해 메르스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