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 암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송재훈 삼성서울병원 병원장(오른쪽)등 의료진이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의 진원지가 된 삼성서울병원에서 30대 의사가 메르스에 감염된채 진료를 계속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속출하는 감염자로 사실상 '통제불능' 상태에 빠져 지난 13일 병원 '부분 폐쇄' 결정이 내려진 상황에서 병원이 추적관리조차 제대로 못한 상황이 드러나면서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이 부분 폐쇄에 따라 일부 원하는 환자들에 대해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주변의 대형병원들이 병원간 감염을 우려해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자칫 환자 전원을 둘러싼 마찰마저 우려되고 있다.

14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발표된 138번 환자(37)가 삼성서울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 의사가 메르스에 감염된 것은 서울대병원에서 치료 중인 35번 환자(38)에 이어 두 번째다.

복지부에 따르면 의사인 138번 환자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슈퍼전파자'인 14번 환자(35)에 노출됐다. 하지만 138번 환자는 14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달 30일 이후에도 자가격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진료를 계속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삼성서울병원이 14번 환자에게 노출된 의료진에 대해 추적 및 격리조처를 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로인해 138번 환자가 진료 과정에서 또다시 메르스를 전파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방역 당국은 138번 환자에게 노출된 인원이 얼마나 되는지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다만, 이 의사가 10일 오후부터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에 추가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 오는 24일까지 신규 외래·입원 환자를 한시적으로 제한하며 응급수술을 제외하고는 수술과 응급진료도 한시 중단키로 한 삼성서울병원의 접수창구가 14일 오전 썰렁하게 비어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이 24일까지 부분 폐쇄에 들어가면서 다른 병원으로 옮기기를 희망하는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전원을 돕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주변 대형병원들이 "병원간 감염우려로 삼성서울병원 환자를 받을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어 자칫 병원간 마찰 및 이에따른 '환자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은 14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입원중인 환자들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필수적인 진료를 일단 실행하고 있고, 만약에 환자가 원한다면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지역 대형병원 및 대학병원들은 이같은 삼성서울병원의 방침에 대해 반대하면서 아예 '삼성서울병원 전체 폐쇄'를 주장하고 나섰다.

강남의 모 대학병원 관계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오는 환자의 감염여부를 판단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환자를 받을 수는 없다"면서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 치료했던 환자는 받지 않는 게 최선의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다른 서울지역 대학병원 관계자는 "삼성서울병원은 환자 이송요원은 물론 의료진까지 감염돼 감염 양상을 예측하기 조차 힘든 상황"이라며 "삼성서울병원은 전체를 폐쇄하고 메르스 환자 진료에 주력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