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나 홀로’ 버스비 인상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시 물가대책위원회가 지난 12일 서울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미 150~400원 인상이 확정된 경기도와 서울시 버스 요금 차가 550원으로 벌어질 처지가 되자, 도 안팎의 반발도 확산되고 있다.

대중교통 요금 인상 규모를 결정하는 서울시 물가대책위는 지난 12일 회의를 열어 인상 결정을 보류했다.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시민단체 등의 반발을 감안한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당초 서울시는 지하철 요금은 200원, 버스비는 150~450원 인상한다는 방침이었다.

이에 오는 27일 수도권 3개 시·도가 동시에 대중교통 요금을 조정하겠다는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경기·인천만 예정대로 요금을 인상하면, 같은 노선의 버스 요금 차가 550원이나 벌어져 승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고양 대화역에서 서울역까지 가는 경기버스 1000번 버스 요금은 2천400원이지만, 서울 버스 9701번이나 9714번 요금은 1천850원에 그칠 수 있다는 얘기다. 경기도는 이달 초 버스비를 150~400원 인상키로 결정한 바 있다.

요금 인상에 따른 서민 부담이 크다는 비판이 이어졌던 경기도 안팎에선 서울시 물가대책위의 보류 결정이 알려지며 반발이 커지고 있다.

경기도의회 이재준(새정치·고양2) 의원은 “서울은 시의회를 거친 요금 인상 계획도 신중히 살펴보자면서 결정을 미뤘는데 도는 도의회 등의 의견 수렴도, 인상 규모가 적정했는지에 대한 검증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부랴부랴 결정하기 바빴다”고 꼬집었다.

한편 서울시는 27일 요금 동시 인상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조만간 물가대책위에 재심의를 요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