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나흘째 추가 발생하지 않고 있어 진정국면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우려했던 4차 감염이 발생하고 확진환자 연령대도 점차 내려가는 등 국내 메르스 확산은 좀처럼 소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4일 도 메르스종합대책본부에 따르면 도내 메르스 환자 수는 58명이며, 추가 확진환자는 나흘째 발생하지 않고 있다. 평택굿모닝병원·한림대동탄성심병원 등에서 지속해서 환자가 발생하고는 있지만 확산 속도가 눈에 띄게 줄었다.

그러나 주말 사이 전체 메르스 환자가 145명으로 늘어나는 등 국내 확산추세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5~6일 삼성서울병원으로 76번째 환자(75·여·사망)를 이송한 구급차 운전자 A(70)씨와 동승자 B(42)씨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우려했던 4차 감염이 현실화됐다.

A씨와 B씨는 응급실 등 병원 내부를 거치지 않아 4차 감염뿐 아니라 병원 외부 감염도 의심되는 상황이다. 또 이 병원 안전요원 C(33)씨와 이송요원 D(55)씨도 확진 판정을 받는 등 환자와 의료진 뿐 아니라 병원 주변 관계자에게까지 전염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날 부산에서 투병 중이던 81번째 환자(62)가 숨지는 등 메르스 사망자 수는 15명으로 늘었다. 또 병세가 위중한 환자 수도 16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중에는 삼성서울병원 의사 E(38)씨와 평택경찰서 경찰관 F(35)씨 등 기저질환이 없던 30대 환자도 포함됐다.

그간 메르스가 고령자 위주로 치명률을 보여온 것과 달리 면역력이 높은 젊은 층도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 14일 확진 판정을 받은 7명의 메르스 환자 중 4명이 30~40대로 감염 연령도 점점 내려가는 추세다.

한편 방역당국은 메르스 차단을 위해 폐렴환자 전수조사 대상을 15세 미만까지 확대키로 했다.

/권준우기자 junwo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