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맺힌 할머니들의 눈물을 닦아 드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17일 열린 1천183차 수요집회는 이달 11일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자 김외한(84)·김달선(91)할머니를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했다.
올해만 벌써 위안부 피해 할머니 5명이 일본의 사죄를 듣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238명이지만 이미 188명이 별세해 생존자는 이제 50명에 불과하다.
생존자 역시 대부분 80∼90대의 고령인 데다 건강마저 좋지 않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20년이 넘도록 일본 정부에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와 함께 법적 배상을 요구해 왔지만 일본 정부는 회피로 일관해 왔다.
올해는 광복 70주년, 한일수교 50주년을 맞는 터라 양국의 해묵은 갈등 사안인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 평균연령 88.9세…시설·요양병원에 살거나 홀로 거주
현재 생존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평균 나이는 88.9세다. 85∼89세가 26명으로 가장 많다. 90∼94세가 15명, 80∼84세 5명, 95세 이상이 4명에 달한다.
최고령은 통영에 거주하는 김복득 할머니로 올해 98세다.
거주 지역별로는 서울이 15명으로 가장 많다. 경기(12명)·경남(7명)·대구(4명)·충남(2명) 순이며, 부산·광주·울산·전남·경북에도 1명씩 있다.
5명은 해외에 산다. 중국에 3명, 일본과 미국에 1명씩 거주하고 있다.
생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 쉼터에 거주하거나 요양병원 등에 입원해 있다. 일부는 혼자 생활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나눔의 집'에는 정복수·김정분·김군자·유희남·강일출·박옥선·김순옥 그리고 같은 이름의 이옥선 할머니 2명 등 9명이 살고 있다.
길원옥·김복동·이순덕 할머니는 서울 마포구에 있는 '평화의 집'에서 지낸다.
쉼터에 있는 할머니들이 많지 않은 것은 사회의 불편한 시선을 우려해 위안부 피해자임을 알리지 않고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녀나 시민단체, 정부의 설득으로 뒤늦게 피해 등록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18일 "1992년 쉼터를 처음 시작할 때 피해 할머니들이 시설에 서로 들어오려고 할 줄 알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며 "시설에 들어오면 위안부 피해자라는 사실이 노출될 것을 우려하는 할머니들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 대부분 '건강 이상'…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치매까지
피해 할머니들은 고령인 탓에 대부분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
매주 열리는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에 참석하거나 외국을 방문해 직접 피해 사실을 알리는 등 외부 활동에 적극적인 길원옥·김복동·이용수 할머니 등을 제외하고는 거동이나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다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전했다.
노인성 질환은 물론이고 더러 치매를 앓는 할머니들도 있다.
어린 나이에 위안소로 끌려가 갖은 고초를 겪은 탓에 할머니들은 부인과 질환뿐 아니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도 시달리고 있다.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는 할머니들은 각자 방을 따로 쓰고 있다. 안신권 소장은 "트라우마 때문에 함께 생활하는 것을 꺼리고 남을 믿지 못하는 할머니들이 많아서 독립적인 공간에서 지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곳의 할머니 대부분이 건강이 좋지 않지만 특히 김정분 할머니의 상태가 가장 안 좋다. 김 할머니는 중증 치매로 거의 누워서만 지낸다.
최근 건강 악화로 요양병원에서 지내는 최고령 김복득 할머니를 비롯해 지방에 사는 할머니들도 적지 않은 수가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서울에 정대협, 경기도에는 나눔의 집이 있듯 지방에서는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대구),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거제모임, 마창진시민모임, 한국정신대문제대책 부산협의회, 남해여성회 등이 할머니들을 보살피고 있다.
◇ '그 말을 다 어디다 할꼬'…영상기록집 연내 완성 예정
위안부 생존자들이 하나둘씩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들의 아픈 역사를 보존하려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정대협과 여성가족부, 대일항쟁기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 등이 지금까지 이들의 증언을 담은 공식 구술 기록집은 9권이다.
기록집은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위안부들'(5권), '중국으로 끌려간 조선인 군위안부들'(2권), '그 말을 다 어디다 할꼬', '들리나요' 등이다. 특히 '들리나요'는 올해 초 영어로도 번역돼 미주 지역에 배포됐다.
이밖에 지역별로 위안부 관련 단체들이 구술 기록집을 자체 발간하기도 했다.
정부는 피해자 증언을 영상으로 남기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여성가족부는 생존 할머니의 증언을 영상으로 보존하기 위해 '위안부 피해자 구술 기록집' 제작에 들어가 현재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을 꺼리거나 건강상 증언할 힘조차 없는 할머니들이 많아 생존자 전체를 다 담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부 관계자는 "민감한 문제라서 공개 수위 등을 결정하는데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고 편집과 감수, 자막 제작 등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연내에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17일 열린 1천183차 수요집회는 이달 11일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자 김외한(84)·김달선(91)할머니를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했다.
올해만 벌써 위안부 피해 할머니 5명이 일본의 사죄를 듣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238명이지만 이미 188명이 별세해 생존자는 이제 50명에 불과하다.
생존자 역시 대부분 80∼90대의 고령인 데다 건강마저 좋지 않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20년이 넘도록 일본 정부에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와 함께 법적 배상을 요구해 왔지만 일본 정부는 회피로 일관해 왔다.
올해는 광복 70주년, 한일수교 50주년을 맞는 터라 양국의 해묵은 갈등 사안인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 평균연령 88.9세…시설·요양병원에 살거나 홀로 거주
현재 생존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평균 나이는 88.9세다. 85∼89세가 26명으로 가장 많다. 90∼94세가 15명, 80∼84세 5명, 95세 이상이 4명에 달한다.
최고령은 통영에 거주하는 김복득 할머니로 올해 98세다.
거주 지역별로는 서울이 15명으로 가장 많다. 경기(12명)·경남(7명)·대구(4명)·충남(2명) 순이며, 부산·광주·울산·전남·경북에도 1명씩 있다.
5명은 해외에 산다. 중국에 3명, 일본과 미국에 1명씩 거주하고 있다.
생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 쉼터에 거주하거나 요양병원 등에 입원해 있다. 일부는 혼자 생활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나눔의 집'에는 정복수·김정분·김군자·유희남·강일출·박옥선·김순옥 그리고 같은 이름의 이옥선 할머니 2명 등 9명이 살고 있다.
길원옥·김복동·이순덕 할머니는 서울 마포구에 있는 '평화의 집'에서 지낸다.
쉼터에 있는 할머니들이 많지 않은 것은 사회의 불편한 시선을 우려해 위안부 피해자임을 알리지 않고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녀나 시민단체, 정부의 설득으로 뒤늦게 피해 등록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18일 "1992년 쉼터를 처음 시작할 때 피해 할머니들이 시설에 서로 들어오려고 할 줄 알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며 "시설에 들어오면 위안부 피해자라는 사실이 노출될 것을 우려하는 할머니들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 대부분 '건강 이상'…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치매까지
피해 할머니들은 고령인 탓에 대부분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
매주 열리는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에 참석하거나 외국을 방문해 직접 피해 사실을 알리는 등 외부 활동에 적극적인 길원옥·김복동·이용수 할머니 등을 제외하고는 거동이나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다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전했다.
노인성 질환은 물론이고 더러 치매를 앓는 할머니들도 있다.
어린 나이에 위안소로 끌려가 갖은 고초를 겪은 탓에 할머니들은 부인과 질환뿐 아니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도 시달리고 있다.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는 할머니들은 각자 방을 따로 쓰고 있다. 안신권 소장은 "트라우마 때문에 함께 생활하는 것을 꺼리고 남을 믿지 못하는 할머니들이 많아서 독립적인 공간에서 지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곳의 할머니 대부분이 건강이 좋지 않지만 특히 김정분 할머니의 상태가 가장 안 좋다. 김 할머니는 중증 치매로 거의 누워서만 지낸다.
최근 건강 악화로 요양병원에서 지내는 최고령 김복득 할머니를 비롯해 지방에 사는 할머니들도 적지 않은 수가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서울에 정대협, 경기도에는 나눔의 집이 있듯 지방에서는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대구),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거제모임, 마창진시민모임, 한국정신대문제대책 부산협의회, 남해여성회 등이 할머니들을 보살피고 있다.
◇ '그 말을 다 어디다 할꼬'…영상기록집 연내 완성 예정
위안부 생존자들이 하나둘씩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들의 아픈 역사를 보존하려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정대협과 여성가족부, 대일항쟁기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 등이 지금까지 이들의 증언을 담은 공식 구술 기록집은 9권이다.
기록집은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위안부들'(5권), '중국으로 끌려간 조선인 군위안부들'(2권), '그 말을 다 어디다 할꼬', '들리나요' 등이다. 특히 '들리나요'는 올해 초 영어로도 번역돼 미주 지역에 배포됐다.
이밖에 지역별로 위안부 관련 단체들이 구술 기록집을 자체 발간하기도 했다.
정부는 피해자 증언을 영상으로 남기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여성가족부는 생존 할머니의 증언을 영상으로 보존하기 위해 '위안부 피해자 구술 기록집' 제작에 들어가 현재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을 꺼리거나 건강상 증언할 힘조차 없는 할머니들이 많아 생존자 전체를 다 담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부 관계자는 "민감한 문제라서 공개 수위 등을 결정하는데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고 편집과 감수, 자막 제작 등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연내에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