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인터넷 서비스 기업 구글은 22일(현지시간) '뉴스 랩'이라는 프로젝트의 출범을 알렸다. "기자들과 사업가들과 협력해 미디어의 미래를 만드는 일을 돕겠다"는 것이 구글이 밝힌 이 계획의 목표다. 사진은 이날 구글 뉴스 랩 소개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기술과 미디어가 만나는 교차로에서 혁신이 가능하도록 동력을 제공한다."

세계 최대 인터넷 서비스 기업 구글이 22일(현지시간) '뉴스 랩'이라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밝힌 목표다. 최근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뉴스 미디어 플랫폼'이라는 사업 구상을 매우 강하게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예다.

구글 뉴스 랩 디렉터인 스티브 그로브는 회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뉴스 랩 출범을 알리면서 기자들과 사업가들과 협력해 미디어의 미래를 만드는 일을 돕는 것이 이 계획의 사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 ▲전 세계 기자들에게 뉴스 제작에 사용될 수 있는 구글의 도구를 보급하고 사용 방법을 교육하는 일 ▲기자들에게 유용한 구글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일 ▲오늘날 미디어 산업에 존재하는 가장 큰 기회들 중 일부를 더욱 발전시키는 프로그램 운영 등 크게 세 가지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지도 서비스, 유튜브, 어스, 검색, 퓨전 테이블(파일 속 데이터를 정제하는 도구) 등 기자들이 보도 업무를 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해 왔다.

구글은 뉴스 랩 팀을 통해 이런 도구들을 보도 업무에 적용하는 방법을 글과 영상으로 설명하고 실제 사용 사례를 소개하기로 했다.

구글은 또 최근 발표한 '구글 트렌드' 플랫폼 업데이트 등을 통해 이른바 '데이터 저널리즘'에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고 언론사들과 협력해 데이터 관련 미디어 실험을 하기로 했다.

아울러 미디어 관련 스타트업 지원 기관인 '매터'와, 개발자들과 기자들을 위한 글로벌 커뮤니티 그룹인 '핵스/해커스' 등과 협력해 미디어 산업 분야에 뛰어들려는 전 세계의 창업 지망생들을 돕기로 했다.

구글은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근교 에머리빌에 있는 비영리기구 '탐사보도 센터'(CIR)와 협력해 '테크레이킹'이라는 미디어 관련 회의를 올해 봄부터 런던, 버클리, 베를린, 토론토 등에서 열고 있다.

▲ 세계 최대 인터넷 서비스 기업 구글은 22일(현지시간) '뉴스 랩'이라는 프로젝트의 출범을 알렸다. "기자들과 사업가들과 협력해 미디어의 미래를 만드는 일을 돕겠다"는 것이 구글이 밝힌 이 계획의 목표다. 사진은 이날 구글 뉴스 랩 소개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이 회의는 드론(무인기)이나 온라인 데이터베이스 등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탐사보도 기법을 개발하는 프로그래밍 대회다, 대회 이름은 기술이라는 뜻의 '테크'와 고발성 폭로 보도를 일컫는 '머크레이킹'을 합해 만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또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일반인이 뉴스를 제작하는 이른바 '시민기자 보도'를 위한 프로그램도 만들고 있다.

'퍼스트 드래프트', '위트니스 미디어 랩', '유튜브 뉴스와이어' 등 개방형 플랫폼을 통한 시민기자 보도를 돕겠다는 것이다.

구글 뉴스 랩 팀은 일단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4개국에 배치되며, 이와 별도로 유럽 언론사들과 협력하기 위한 '디지털 뉴스 이니셔티브'의 훈련 및 연구 부문도 운영키로 했다.

최근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은 뉴스와 영상 등 미디어 부문과 관련 인력·콘텐츠·기술에 상당한 투자를 하면서 본격적인 뉴스 미디어 플랫폼이 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뉴스는 사용자들을 자사 서비스로 유인하고 붙잡아 두는 데 매우 효과적인 콘텐츠이며 광고 수익 증대에도 큰 역할을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한국에서는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인터넷 포털들이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부터 매우 강력히 추진해 왔던 사업 방향이며, 작년부터 미국의 인터넷 기업들 사이에서도 이런 경향이 매우 뚜렷해지고 있다.

인터넷 포털 야후는 지난해부터 유력 언론사 기자들을 여럿 영입해 온라인과 모바일 뉴스 서비스와 뉴스 콘텐츠의 자체 제작을 강화하고 있으며, 메신저 서비스가 주력인 스냅챗도 뉴스 사업부를 신설했다.

세계 최대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은 작년에 기자들을 위해 뉴스가치가 있을만한 소셜 미디어 콘텐츠를 수집해 보여 주는 '뉴스와이어'라는 서비스를 내놨고, 올해 5월에는 유력 언론사들과 제휴해 '인스턴트 아티클스'라는 뉴스 배포 서비스를 내놨다.

트위터는 2006년 서비스 개시 당시부터 뉴스 속보와 관련 논평 전파에 널리 이용돼 왔으며, 최근에는 뉴스를 수집해 보여주는 이른바 '뉴스 큐레이션' 혹은 '뉴스 애그리게이션' 서비스인 '프로젝트 라이트닝'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 시가총액 제1위 기업 애플 역시 기존의 '뉴스스탠드'를 대체할 '애플 뉴스' 서비스를 위해 최근 유력 언론사들과 콘텐츠 제휴를 하는 한편, 5년 이상 경력을 지닌 기자들을 스카우트한다는 구인 광고를 냈다./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