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중국 전지훈련 도중
北4.25체육단과 2회 친선경기
통일부 허가·사후신고도 없이
물품지원 사실도 뒤늦게 확인


(재)안양시민축구단(이하 FC 안양)이 지난 2월 창단 이래 첫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면서, 통일부 허가도 없이 북한 체육단과 접촉해 친선 경기를 치르고 물품 지원까지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23일 안양시와 FC안양에 따르면 FC안양은 지난 2월 1일부터 15일까지 중국 쓰촨성 청두시 쿤밍 훈련캠프에서 제2차 동계 전지훈련을 실시했다. 전지훈련에는 박영조 단장과 이우성 감독을 포함한 선수단 30여명이 참여했다.

조직력 강화와 체력 보강을 위해 실시된 전지훈련 기간 동안 FC안양은 북한의 4·25체육단(축구팀)과 만나 2차례 친선경기를 가졌다. 2월 5일과 7일 2차례 친선경기가 끝난 뒤 FC안양측은 선수들이 사용하던 축구공 등 축구 물품을 4·25체육단에 감사 선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체육단과 접촉을 할 경우 관련법에 명시된 북한 주민접촉 사후신고 대상에 해당돼 이 같은 사실을 반드시 통일부에 신고해야 하지만, FC안양은 전지훈련이 끝나고 국내에 복귀하고서도 아직까지 관련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남북교류협력법상 남북한 주민이 접촉할 경우 당국에 사전 신고를 해야 하고 부득이한 경우 접촉 후에 사후신고를 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선수단을 이끌었던 이 감독은 지난 16일 성적 부진 등의 이유로 경질됐고, 박 단장도 23일 같은 이유로 사퇴의사를 밝힌 상태다.

박 단장은 “2차 동계 전지훈련에 함께 간 남북체육교류협회 측에서 북한주민 접촉 사후신고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반면, 협회측은 “일정에도 없이 갑자기 친선경기가 잡혀 별도로 사후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상위권 진출을 노리던 FC안양은 지휘부의 경질, 사퇴 등과 맞물려 창단 3년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안양/이석철·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