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지자체 유치전 ‘각축’
컨벤션·숙박시설 인프라
교류·비즈니스 상징 도시
해외 손님맞이 가장 유리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을 건립할 최적의 장소라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송도국제도시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 등이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고, 문자 관련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9년까지 총 950억원을 투입해 약 2만㎡ 규모의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문광부는 지자체 공모를 통해 다음 달 중 박물관 건립부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세계문자박물관 유치전에는 인천을 비롯해 서울(용산구), 경기(여주시), 울산(북구), 충북(청주시) 등 9개 지자체가 뛰어들었다.

세계문자박물관 유치 공모에 나선 지자체 대부분은 ‘역사적 상징성’을 내세운다.

경기 여주는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 능(영릉), 울산 북구는 선사시대 상형문자인 반구대암각화(국보 285호), 충북 청주는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 중인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을 찍어낸 흥덕사 등을 강조한다.

그러나 세계문자박물관의 ‘타깃’은 국내보다 해외에 맞춰져 있다.

한글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문자 관련 문화산업을 키우는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게 문광부의 박물관 건립 취지다.

문화산업 전문가들은 인천 송도가 인천공항과 인천항이 가깝고, 대규모 컨벤션 시설과 숙박시설이 갖춰져 있어 해외 방문객 유치를 위한 ‘입지 여건’이 9개 후보지 가운데 가장 좋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특히 송도는 녹색기후기금(GCF) 등 13개 국제기구 사무국, 57개 외국인 투자기업, 4개 해외 유명 대학교 분교 등이 있는 국제 교류·비즈니스의 상징 도시라는 점도 박물관 흥행 요소다.

백승국 인하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이른바 ‘한글의 세계화’를 목표로 문자박물관을 건립한다면 송도국제도시만큼 적합한 곳이 국내엔 없다”며 “문자 관련 문화콘텐츠를 인천공항에 접목해 한국을 방문하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릴 수도 있다”고 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