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劉죽이기’… 이 ‘살리기’ 앞장
원유철, 유대표와 공동 노선 갈듯
정병국, 비박계 원내대표 후보 물망

박근혜 대통령의 ‘배신정치’ 발언이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인식되면서 유 원내대표를 둘러싼 ‘친박’(친박근혜) 대 ‘비박’(비박근혜) 갈등이 선명성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마치 제로섬게임 (zero-sum game)으로 보이는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는 두 진영에서 측근으로 뛰고 있는 경기 인천지역 의원들의 정치적 운명과도 무관치 않다.

대표적인 인물이 각각 박근혜 대통령과 유승민 원내대표의 ‘복심’으로 불리는 재선의 윤상현(인천 남구을)과 초선의 이종훈(성남분당갑) 의원이다.

이들은 모두 박 대통령의 애정을 받고 있는 초·재선으로 당내에서 탄탄한 기반을 가지고 있다.

인천 남구갑 출신의 윤 의원(재선)은 과거 박 대통령에게 ‘누나’라고 부를 정도로 격 없는 사이다. 그 때문에 현재 박 대통령의 정무특보 활동을 하며 유승민 끌어내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여의도 사정을 청와대에 직보하는 몇 안되는 측근이다.

반대편에는 이 의원이 있다. 그는 90년대 KDI 연구원으로 들어가 유 원내대표와 깊은 연을 맺어오다 지난 2007년부터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합류한 학자 출신이다. 유승민 원내대표 경선에서 핵심 참모로 활약하며 원내 사령부를 꾸렸고, 유 원내대표의 속내를 전하는 ‘대변인’으로 활동 중이다.

친박계인 이들이 지난 2월 원내대표 경선에서부터 정치적 노선을 달리하며 이번 국회법의 거부권에 이르기까지 사사건건 부딪쳤다. 따라서 유승민 ‘살리기’와 ‘죽이기’의 대치선에서 두 의원은 이번 승패에 따라 정치적 운명이 갈릴 것이란 해석이다.

이번 사태의 선상에 있는 4선의 원유철 정책위의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원 의장은 유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로 선출돼 정치적 운명을 같이 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번 사태가 박 대통령의 배신정치 발언으로 커진 만큼 중립에서 사태봉합 정치적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도의적으로 유 원내대표와 운명을 같이 할 것으로 보여 진다.

이번 사태와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원 의원과 같은 선수인 4선의 정병국(여주 양평 가평) 의원의 역할론도 서서히 나오고 있다.

비주류로 활동해 온 정의원의 경우 현재 친박계에서 이주영 의원을 원내대표로 밀 경우 비박계의 대안 후보로 적임자라는 것이다.

이와함께 친박계가 원내대표를 맡을 경우 비박계에 정책위의장이 나와야 하고, 정의원이 거기에 적임자라는 논리도 있다. 무한경쟁에서 절대 강자만 이득을 독식하는 정치의 세계에서 여론의 힘을 누가 더 많이 끌고 갈지 주목된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