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현장방문
市측에 유가족·부상자 안부 물어
“다신 이런일 벌어지지 않도록”
2014년 7월 1일 성남시 태평동 중앙시장.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건물을 바라보며 취임 ‘1일차’를 맞은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한숨을 쉬었다.
지난 2006년 큰 불이 나기 전까지만 해도 시장 내 가게만 180개에 달하는 성남시 대표 전통시장이었지만, 화마의 흔적은 8년의 세월에도 쉽게 사라지지 않은 채 시장 곳곳에 고스란히 남아 상인들은 물론, 시장을 찾은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다.
거창한 취임식 대신 쓰러져가는 건물 앞에서 ‘안전한 경기도, 안전한 성남시’라고 쓰인 피켓을 든 남 지사는 “도민 모두가 안전한 곳에서 행복하게 생업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안전한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지 꼭 1년만인 2015년 7월 1일. 위태롭게 서 있던 시장 건물은 자취를 감췄다. 중앙시장 상인들은 취임 1주년 행사를 생략한 채 이곳을 다시 찾은 남 지사를 그 때 그 모습 그대로 반겼다.
“불안했던 건물이 없어지고 사업이 진행되는 걸 보니 기쁘다”고 운을 뗀 남 지사는 “중앙시장은 ‘안전한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했던 제가 도지사가 돼 처음으로 왔던 곳인데, 오늘 다시 와보니 그 약속을 꼭 실천해야 겠다고 다짐하게 된다”며 “경기도와 성남시, 그리고 여야가 협력해 개선을 추진중이라는 점에서 이곳은 연정의 공간이기도 한데, 도민 여러분과 함께 안전하고 따뜻한, 일자리 넘치는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1주년 소회를 밝혔다.
시장 곳곳을 둘러보다 여전히 불안전해 보이는 부분들에 대한 안전 진단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날 중앙시장을 방문하기 전 남 지사는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현장을 찾았다. 지난해 10월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야외 공연장에서 발생한 이 사고는 남 지사 취임 후 1년간 발생한 도내 사고 중 가장 많은 사망자(16명)를 냈다.
환풍구는 사방이 펜스로 둘러싸여 있다는 점만 빼면 9개월 전 모습 그대로였다. 묵념 후 잠시 이를 바라보던 남 지사는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성남시 측에 유가족과 부상자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묻고, 인근에 있는 환풍구로 자리를 옮겨 안전장치를 직접 만져보기도 했다. 돌아오는 월요일, 1년 전 약속인 ‘안전한 경기도’를 다시 새기며 남 지사는 판교사고 부상자 6명을 만날 예정이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