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되새기며… 다시 초심으로

송림동 노인복지관 무료배식봉사
일자리 관련기관 직원들 격려도
“신도시·구도심 균형발전 의지”


“이야~ 이 널빤지를 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네요.”

1일 오전 10시 인천 남구 숭의동 주인공원 골목 신광이발관. 유정복 인천시장은 취임 2년차를 맞은 이날 가장 먼저 인천의 오래된 이발소를 들렀다.

취임 2년차부터 본격화할 ‘인천 가치 재창조’ 사업의 실마리를 현장에서 찾는다는 차원이었다.

유정복 시장은 50년 넘은 작은 이발소 안에서 이발 의자에 얹은 ‘널빤지(어린이용 의자)’를 보자마자 그 위에 잠시 걸터앉았다. 아주 어린 시절, 이 널빤지에 앉아 이발하던 생각이 나서 반가웠다고 했다.

유 시장은 동네이발소와 인연이 있다. 그는 인천 동구 송림동의 수도국산(水道局山)이라 불렸던 달동네에서 1957년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머니가 당시 살던 집의 남은 공간을 ‘백씨 아저씨’라는 사람이 운영하는 이발소에 임대했다고 한다.

유 시장은 한참 동안 옛날식 이발소 내부와 이발 도구들을 꼼꼼히 살피며 옛 추억을 되새겼다. 이곳에서 이발과 면도를 하고, 옛날식으로 이발사의 ‘스킨로션 마사지’도 받았다.

이어 유정복 시장은 동구 배다리 헌책방거리를 찾았다. 유 시장이 학창시절을 보낼 때 만해도 배다리에는 헌책방 수십 곳이 있었지만, 지금은 불과 다섯 곳만이 명맥을 잇고 있다.

유 시장은 “초·중·고등학교 때 항상 배다리 헌책방에서 책을 샀다”며 “당시 책방거리나 동구 중앙시장 등이 가장 번화했던 곳이다”라고 말했다.

유 시장은 요일별로 주인이 바뀌는 상점 겸 문화공간인 ‘배다리 요일 가게’나 헌책방 아벨서점이 전시장과 정기 시 낭송회 공간으로 쓰는 ‘아벨전시관’ 등에서는 깊은 인상을 받은 듯했다.

유 시장은 “배다리 헌책방들이 단순히 책방만 경영하는 게 아니라 문화를 지키고 살고 있다”며 “이처럼 오래된 문화를 지키면서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수요자에게 맞게끔 변화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구도심의 오래된 가게들을 돌아본 유 시장은 동구 송림동 노인복지관으로 향했다. 무료급식소 배식 봉사활동을 하며 노인들과 식사를 함께 했다.

오후에는 남구 제물포스마트타운(JST) 각 층에 몰려 있는 인천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창업보육센터,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노인인력개발센터, 일자리종합센터 등 일자리·취업 관련 기관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유정복 시장이 인천 가치 재창조를 통한 새로운 도시와 구도심 간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일자리와 창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