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법 개정안 위헌논란으로 청와대와 친박(친박근혜)계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아온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8일 당내 의원총회 결과를 수용,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앞서 지난달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통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유 원내대표를 상대로 ‘배신의 정치 심판론’을 제기했으며, 이후 사퇴까지 13일이 소요됐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의원총회 결과 김무성 대표로부터 ‘원내대표직 사퇴 권고’를 통보받은 뒤 기자회견을 통해 자진사퇴 했다.

유 원내대표는 “저는 오늘 새누리당 의원총회의 뜻을 받들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며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어 “고된 나날을 살아가시는 국민 여러분께 저희 새누리당이 희망을 드리지 못하고, 저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혼란으로 큰 실망을 드린 점은 누구보다 저의 책임이 크다”며 “참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거듭 사과했다.

유 원내대표는 친박계의 거센 사퇴 요구에도 사퇴 선언을 하지 않은 것과 관련, “내 정치 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새누리당 당헌·당규상 원내대표가 임기 중 사퇴 또는 사고로 인해 궐위된 때 동반 선출된 정책위의장은 당연 사퇴하고, 원내대표가 궐위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선거를 의총을 통해 실시토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야당 원내대표와의 메르스·가뭄 등을 위한 정부 추가경정예산안 논의를 앞두고 있어 조만간 새 원내대표가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