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오후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 도로변에 ‘전국 메르스 사망자 칠보산 화장터로 몰려온다’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감염병사망자시설 검토설에
“메르스 사망자 몰려온다”
서수원 주민 현수막 내걸어
유족등 인권침해 요소 ‘눈살’

화성 광역화장장(가칭 함백산 메모리얼 파크) 관련, 수원시가 그린벨트 계획안 변경에 반대(경인일보 7월 3일자 4면 보도)하면서 새로운 갈등 국면이 나타나고 있다.

화성시가 광역화장장에 감염병 사망자 전용시설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자 서수원지역 주민들은 ‘메르스 사망자가 몰려온다’는 현수막을 내거는 등 극단적 지역 이기주의 움직임까지 보이는 상황이다.

14일 수원시와 서수원지역 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호매실동과 금곡동을 중심으로 ‘전국 메르스 사망자 칠보산 화장터로 몰려온다’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내걸리기 시작했다.

이 현수막은 칠보산 화장장건립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측에서 설치한 것으로, 메르스와 관련된 내용이 들어간 현수막은 40여곳에 게시됐다.

메르스 사망자 및 유족들에 대한 인권침해 요소가 있는 현수막을 본 주민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주민 안모(35·여)씨는 “메르스 사망자 등 피해자들을 혐오대상으로 표현한 것 같다. 화장장건립 반대 의견에는 동감하지만, 너무 과도한 것 아니냐”며 “관할 구에 현수막을 철거해 달라는 민원을 넣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수원시는 화성 광역화장장건립 전 반드시 필요한 ‘2016년 수도권 그린벨트 관리계획 변경안’ 승인 여부에 대해 반대입장을 표명했고, 국토부는 이를 받아들여 의견을 더 조율할 것을 지시했다고 답했다.

각 지역주민이 나서 대립을 하는 상태에서, 정부와 지자체 모두 화성 광역화장장에 대한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서수원지역 주민들은 과거보다 더욱 과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칠보산 화장장건립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김경대 대표는 “최근 채인석 화성시장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만나 화성 광역화장장에 각종 감염병 사망자전용 화장시설을 설치하자고 건의했다”며 “메르스 사망자를 모욕하려는 의도는 아니며 이곳에도 메르스 사망자가 올 수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화성시는 또 함백산 메모리얼 파크와 관련된 광고도 곳곳에 송출, 서수원지역 주민들의 민원도 잇따르는 상태로, 국토부의 승인보류 이후 화성 광역화장장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화성시 관계자는 “채인석 시장은 메르스 사망자들이 갈 곳 없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그들을 위해 건의를 한 것일 뿐”이라며 “서수원지역 주민들은 화성 광역화장장을 동양최대라고 하는 등 호도하는 경우가 있어 광고를 통해 바로 잡으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영훈기자 ky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