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삼식·박영순 시장은 ‘위기’
재보선 연 1회 개정에 ‘술렁’
항소심에서 희비가 엇갈린 경기도 시장·군수들이 나란히 대법원에 서게 됐다. 시장·군수직 유지 여부를 판가름할 마지막 법정 다툼을 앞두고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일부 지역에선 역점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까 단체장 구명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재보궐선거 제도 개정 움직임 등과 맞물려, 지역정가 일각에선 벌써부터 재보궐선거 전망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부행위 혐의 단체장들 2심에선 ‘무죄’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인 도내 시장·군수 5명 중 2심에서 ‘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은 단체장 2명은 모두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삼식 양주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자체 중 유일하게 박물관·미술관·천문대를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 등을 선거 공보에 실어 유권자에 배포했고, 박영순 구리시장은 지방선거 전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조성사업과 관련 ‘국토부 그린벨트 해제 요건 충족 완료’라는 내용을 현수막 등에 게시했다.
반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성제 의왕시장과 안병용 의정부시장, 김선교 양평군수는 모두 선거법상 금지돼 있는 ‘기부행위’를 한 혐의다. 김 시장은 지방선거 전 출판기념회를 마치고 종교 지도자들에게 무료로 책을 배포했고, 안 시장은 선거 나흘 전 의정부경전철에 경로 무임승차제도를 시행했다.
김 군수는 지역 초등학교 100주년 기념비 건립사업 등에 비용을 지원했다. 구속 재판중인 서장원 포천시장과 지난 5월 검찰에 송치된 이재홍 파주시장은 각각 성추행과 금품수수 혐의를 받고 있다. ┃표 참조
■국회 재보선 제도 개정 맞물려 지역정가 뒤숭숭
= 지난 13일 구리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구리시 살리기 범시민 비상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박 시장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다. “박 시장이 아닌,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조성사업 등 구리시 발전을 위한 것”이라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 단체가 주도한 구명 탄원서에는 구리시민 4만5천106명 등 모두 6만5천440명이 서명했다. 반면 포천시에서는 지난 8일 시민단체 등에서 서 시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선언문을 채택하는 등 상반된 모습이 나타났다.
단체장들의 기나긴 법정 공방과 맞물려, 지난 1일 국회 정개특위에서 기존 1년에 2번 실시하던 재보선을 4월 1번만 실시하는 방안이 통과되는 등 국회에서 일고 있는 재보선제도 개정 움직임은 지역정가의 분위기를 더욱 뒤숭숭하게 만들고 있다.
법정 공방중인 시장·군수들의 ‘직 상실’이 오는 9월말 안으로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해당 시·군은 재보선을 준비해야 하지만, 재보선을 4월 1번만 실시하는 것으로 국회에서 최종 결정하거나 대법원의 ‘직 상실’ 판결이 10월 이후에 날 경우, 단체장 재보선은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와 함께 실시된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